곤지 할머니 ㅣ 똑순애
달덩어리 같은 손주 앞에서
할머니는 곤지곤지 좜좜 작장작장
놀아준다
생긋생긋 웃으면서
이빨을 허옇게 보이며
애교를 부리고
할머니 마음을
자꾸 끌리게 한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잠이 안 오고
손주 얼굴이 아롱아롱
성끗 성끗
눈에 떠오른다
자다가도 손주 생각하면
허허허
소리 내서 웃는다
칠순에 늦게나마
반가운 손주 소식 듣고 나니
기분이 세상천지 없는 소식을 들은 듯
너무 반갑다
몸은 아프지만
원도 한도 없다
손주만 보면
아픈 몸 마음
눈 녹듯이 스르르 녹아난다
괴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