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방인에게_47

by 고라니

스노우 스톤


한 아이는 돌 그리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눈에 돌을 두고 손에 맡긴다

울퉁불퉁한 곳 천천히 더듬더듬 뒤따른다

돌에 손이 눈길을 낸다


손에 돌을 쥔 다른 아이는

돌에 눈을 포개 내게 주었다

손에 돌이 따뜻했다


눈에 손길 돌길

돌에 손길 돌길


아이들은 돌에다 대고

눈! 눈!

동시에 외쳤다


눈이다!

돌이 손을 흔든다

눈이 오니 돌이 반갑다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눈이 조금 일찍 온다


아이들이 조용해 보니

눈을 감고 혀를 내민다

나도 눈을 감는다 혀는 조금만 내민다


눈이 오면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다

누군가가 누구일지

눈이 오기 전에는 알 수 없어서

눈을 기다린다


눈으로 가득한 돌을 뭉쳐

기차에 탔다


기차가 흔들

돌이 흔들

눈이 흔들


1호차 12번 오늘 내 자리

1월 12일 오늘 네 생일


흔들면 눈이 오는 돌이

너에게 도착


손을 흔들기도 전에

눈이 조금 먼저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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