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by 고라니

이명




그럴 리 없는 이가 어깨동무한다

그의 어깨가 귀로 빠져나온다

살살살

내 귀에 속삭이는 그의 비밀

무려 꿈이라는 사실에 귀가 다 간지럽다

봄밤은 꿈으로 팽창하고

귀로 터져 나오는 꿈들

어깨가 아니라 날개였을까

날개가 아니라 꽃잎이었을까

불면은 이명의 변주곡

벌이 매화 수술을 잡아 뜯듯 연주한다

구애의 무늬는 어디든 간다

목련 꽃송이를 둥둥 두드리며

구애하는 직박구리

서로를 따라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직박구리 떠난 빈자리

구애가 남긴 진동을

덩그러니 목격하는 목련

심장이 귀를 두드린다

되살아나는 이명

불면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가

귀에서 새 하얀 아기 주먹으로 태어난다

울음소리는 온데간데없고

구름은 귀에 갇혀 있다

너로 가득 찬 머리를 두드리며

네게도 이 소리가 들리는지 묻고 싶다

그게 고백인 줄은 너는 꿈에도 모르지

어깨가 아니라 날개였을까

날개가 아니라 꽃잎이었을까

잠의 껍질을 살살살 벗기니

꿈결에 들리는 너의 목소리

이명으로 돌아오는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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