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리추얼 필사 편지 19
당신을 위한 리추얼 필사 편지 19 _ 꿈을 품는 건 세계를 건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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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은 우연히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의해 더 나아지는 것이다.
__<아티스트 웨이> p.158
‘소중한 걸 말해보세요.’
이런 질문 앞에 떠올리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가족, 건강, 직업, 글쓰기 등등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그 많고 많은 것들 가운데
이것도 있을까요?
‘울컥하는 마음‘
제겐 울컥하는 마음이 무척 소중해요.
글을 쓸 때, 책을 읽을 때
누군가를 이해할 때, 바라볼 때
언제나 내 안에 스며있는
이 모든 울컥함들이 동원되니까요.
아주 어렸을 때 주택에 살았는데
대문 옆에 개나리 나무 두 그루가 있었어요.
겨울 내내 꼬챙이처럼 삐죽하니 서 있다가
봄이 오면 작고노란 것들이 반짝이곤 했죠.
노란 반짝임이란 게 과장이나 거짓이 아니라
정말 노란색의 작은 별모양이었고
활짝 핀 그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어딘지 마음 한 구석이 시큰해 왔어요.
손바닥에 올려두면 바스라질 것처럼
너무너무 작고 예뻐서
그 예쁨이 너무 아팠달까요.
이런 마음도 있었어요.
초등학생 때 걸스카웃 활동을 했었는데
사실 순전히 갈색의 원피스가 입고 싶다는 이유였죠.
그래도 제법 다양한 활동을 했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는 가보기 어려웠던 캠핑도 가고,
다양한 공연을 봤던 기억까지 있거든요.
그 공연 중 사물놀이가 잊히지 않아요.
장구와 북, 꽹과리와 징이 하나되어 장단을 휘몰아치면
무대에서 시작된 묵직한 진동이 내 심장을 둥둥 울렸죠.
나를 감싸는 공기가 순식간에 바뀌고
온통 나를 휘감던 그 진동!
거대한 에너지가 나의 코 앞까지 몰려올 때마다
울컥울컥 했어요.
그건 무엇이었을까요?
한민족의 얼은 절대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은 시큰함과 울컥함이 있어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갑자기 쏟아지던 소나기에 사람들이 바삐 서두를 때
우두커니 앉아있던 노점상 할머니.
할머니의 굽은 등이 비에 젖어가는 것을 볼 때.
시집을 후루룩 넘기다 눈길 닿는 대로 멈춰 읽을 때.
… 마음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퍼지는 찌르르한 감각들,
목울대가 뜨끈해 지면서 코 끝이 시큰해지는 것.
아주 작고 사소해서
'너는 소중하단다'라고 말해주기 전에는
눈에 띄지 않는 많은 것들이 언제나
'울컥함'의 곁에 머물죠.
울컥하는 마음은 이렇게
작고 소중한 것들이 품은 아름다움에
닿아있는 것 같아요.
늘 아름다움에 반응하기에 아름답고
그래서 귀한 마음이랄까.
이런 귀함에도 불구하고 울컥하는 마음은
약간의 민망함을 동반할 때도 있죠.
'별 것 아닌 걸로 왜 저래. 오바다 오바. 감성충'
이런 말로 쉽게 매도 되기도 하고,
유달리 '별난 사람' 취급 받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제 알죠.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걸요.
그래서 이런 걸 선택합니다.
어떤 것 앞에 휘둘리지 않는 것.
내 안의 소중한 것을 내가 지키는 것.
울컥함과 함께 찾아오는 내 안의 일렁임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끌어안는 것을 말이죠.
감탄하는 것, 감탄을 넘어 감동하는 것,
감동을 넘어 울컥하는 것!
제게 울컥한 마음은 정말 소중해요.
우리가 가진 가장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이
아름답게 반짝이는 모양이니까!
그런데 문득 생각해봐요.
이 울컥함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그건 어쩌면, 내 안의 어떤 세계가
다른 세계와 만나려고
몸부림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 꿈을 품는다는 것은
내 안에 있는 한 세계와 세계와 세계를 건너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 세계를 건너갈 때에는 필히 문이 필요하고,
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 세계에 금을 내어야겠죠.
금을 내려면 쿵쿵 두드려야 할테고요.
살면서 느끼는 울컥울컥하는 마음은
세계를 건너려는 이 두드림의 진동은 아닐지.
그러니 결국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근원인거죠.
우리는 몇 개의 세계로, 아니 몇 개의 껍질로,
아니 몇 개의 알로 둘러싸여 있을까요?
우리가 깨고 나올 세계는 몇 개일까 생각하면
막막하거나 답답하기 보다는
어쩐지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얇팍하고 바스라질 하나의 세계가 아닌
겹겹의 세계로 둘러쌓인 나.
그런 내가 어떤 기어이 모든 문들을 만든다면,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역시 길어질테니까요.
물론, 알싸한 통증과 막연한 두려움과
뜨거운 눈물과 손바닥의 피멍이 공존하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반갑게 환영합니다.
말 그대로 얄팍하고 별 볼일 없는 세계라면
그런 통증도 없을테니까요.
아프다는 건
그만큼 내 안의 세계가 넓고, 두껍다는 뜻일테니까요.
그렇게 울컥한 마음으로 공감하는 모든 것들이
내 안에 오래도록 머물 거예요.
그 울컥함이 언젠가 나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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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저쪽에 있지 않습니다.
답은 바로 지금, 여기
내 인생에 있습니다.
__<여덟 단어> p.43
오늘도 나답게 나아가는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리추얼 필사, 글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