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04 월
너에게
아침이면 '슬픔을 견딜 힘을 주세요.'라고 기도해.
어딘가 슬픔을 다하고 나올만한 장소가 있다면
그 슬픔을 다하고 밖에 나오고 싶기도 해.
그러나 생활은 매일의 일을 매일 하도록 되어있지.
일상을 멈출 수는 없어.
그리고 나는 충분히 잘 지내야만 하지.
나는 흔들릴 수 있지만 쓰러지고 싶지 않으니까. 언제나.
'너는 요즘 어떻게 지내니?
잘 지내리라 믿는다.'
이렇게 쓰고 보면 이건 너의 말투, 너의 글이지.
그래, 우리 각자 서로의 장소에서 잘 지내다가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되자꾸나.
이 또한 너의 말이지.
삼십 년이나 지났는데. 왜 더욱 선명해지는 걸까.
너와 무엇을 했는지는 많이 잊었겠지만
우리의 마음만은 잊지 못했구나.
그리운 너.
너의 오늘이 예쁘고 다정하길.
나의 하루도 그러하길.
꼭 만나. 보고 싶으니까.
2023 12 04 월
너의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