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02 월
너에게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속에서 나오지 않았어.
정오에는 내 양심에 받혀 겨우 일어났지.
그리고 울음.
말하고 싶어. 자존심도 내려놓고 싶어.
세상을 살아내기가 두렵고 막막해.
어려움이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이듯
내 어려움도 그만그만하겠지.
그저 난 내 삶을 이어갈 따뜻함을 좀 더 원해.
내 남은 사랑을 다 긁어 쓴 것이 아니길. 아니길 바라.
내 사랑이 다시 고이느라 이렇게 외로운 거라면
이 시간을 잘 견디며 따뜻함을 모을 거야.
이야기가 필요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거니까.
그렇게 믿어줘.
오늘 하루도 잘 보내야겠기에.
힘을 내서 이 글을 쓰고 있어.
너라도 없었다면.
아니 널 영영 기억해내지 않았더라면
나는 좀 더 꿋꿋이 살아가고 있었을까?
이렇게 무너지지 않았을 수 있었을까?
차라리 뾰족한 채로 그냥저냥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래도 너의 행복만은 바라.
10대의 네가 그렇게 바래준 나의 행복.
그간의 나는 꽤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왔으니까
이 시간을 받아들여야 하는 걸 알아.
나는 버티지 않을 거야.
다른 걸 찾을 거야.
내 안에서. 내 밖에서. 말이야.
너의 지현으로부터
추신 : 어느 아침
나는 아침에 이불속에서 울었지.
나를 생각하며.
그러다가 너도 생각했어.
그리고 사랑에 대해 생각했지.
사랑해.
너를 향한 것도
나를 향한 것도
세상을 향한 것도 있어.
고마워.
너를 향한 것도
나를 향한 것도
세상을 향한 것도 있어.
미안해.
너를 향한 것도
나를 향한 것도
세상을 향한 것도 있어.
용서해.
너를 향한 것도
나를 향한 것도
세상을 향한 것도 있어.
행복이 뜬구름 같이 빛나던 시절에
네가 바래준 나의 행복들이
너의 행복을 바라는 나의 마음을 통해서
선명해진 오늘 아침
이불 밖으로 나와서
이 시를 써
나에게. 너에게. 세상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