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습작기행
툭하고 여기에 나도 안다
네가 나를 보고 있다
집에 가고 싶다
아니면
평생 가고 싶지 않다
달려야 하는데 멈춰 있다
공전하는 지구의 멀미가 난다
펜이 있으면 좋겠는데 종이밖에 없다
네가 나를 보고 있다
멈춰 있다 다시 빠르게 달린다
멀미가 난다
길을 잃었다
네가 나를 보고 있다
안기고 싶다
잠들고 싶다
너는 싱크홀일까
깊게 깊게 빠져든다
길을 잃었다
네가 나를 보고 있다
대천 바닷가 앞에
서서
파도 소리 들으며
마음을 비운다
모래들 살랑살랑 춤을 추고
바람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사라진다
사라진다
갈매기 자유로운 비행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
하늘과 바다 사이를 여행하는 꿈을 꿨다
대천 노을이
바다와 함께 물들 때
내 마음도 그렇게
붉고 붉게
붉고 맑게
물들어갔다
우리 까매질까?
함부러 함부러
우리 까맣게 그을러 버릴까?
99도로 다 타버리게
전부 재가 되버리게
어차피 아픈 사랑이라면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
자기야 목 대신 다른 걸 졸라봐
내 삶을 내 숨을
우리 우리 그냥
까매질까?
함부로 함부로
우리 까맣게 그렇게 그을러 버릴까?
99도로 99도로 99도로
전부 재가 되버리게
어차피 아픈 사랑이라면
정말 죽어버리고 싶어
너는 내게 기대를 해
뿌연 연기만 뱉는 내게
쌓여가는 소주병
늘어나는 숨, 숨.
세상은 반쯤 뒤집히고
내 주사는 그녀가 필요해
가는 택시를 세우고
손 뿌리치며
휙 휙
휙 휙
거기서 너는
울고만 있었네
거기 문이 닫힌 곳에서
너는 울고만 있었네
텅 빈 곳에서
차오름 사이에
포만을 품지 않았던
욕정은 푸른 불꽃이었다
향 없는 것 사이 양 많던 것
걷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고
들춰진 것에 부끄러움은 없었다
숨이 부늑골에 닿는 순간
저건 하루살입니다.
입과 입이 다른 곳에서 같은 곳으로
맞추며 노는 장난은 붉은 조명이었고
겹쳐 같은 곳을 맞추며 노는 장난은
분홍색 조명이었다
저는 여름에도 추위를 느껴, 옷을 껴입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