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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지석 Oct 03. 2024

[브런치 표류기] 2일 차

여러분은 꿈이 있으신가요?

 어렸을 때부터 언제나 같은 생각을 했다. 왜 사람들은 10년 20년 까마득한 미래를 보고 살까? 그전에 죽으면 어쩌려고 하는 걸까?


 맛있는 것부터 먹을래? 맛없는 것부터 먹을래?라고 물어보면 내 대답은 언제나 맛있는 것만 먹을래! 나는 그런 사람이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고 싶다. 단 하루? 아니 단 한 시간조차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내 친구들이 대학교를 걱정할 때 나는 과팅을 걱정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친구들은 내게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그러면 안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친구들은 웃었고, 철이 없다 했다. 철은 무거워서 들고 싶지가 않다. 괜히 쓴 주름만 남기는 법이다.


  '어른', '철' 이런 단어는 모두 모순된 현실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만난 모든 사람 중 정말로 꿈이 없던 사람은 없었다. 본인의 꿈이 부끄러웠던 사람, 현실이라는 공포에 겁을 먹고 포기한 사람 등 등 모두 꿈 앞에서 작아진 사람들뿐이었지 정작 꿈이 없던 사람을 아직 만나 본 적이 없다.


 '왜, 살아야 할까?'

 '무엇을 위해서?'

 '행복은 결국 무엇일까?'


 나는 꿈 없이 못 산다. 꿈은 내 유일한 생명줄이다. 세상은 어딘가 비스듬하게 망가져 있고, 사람들은 대부분 두통과 통증을 유발한다. 그럼 사람들과 그런 세상 사이에서 살아가기 위해, 나는 꿈을 꾸며 살아야 한다. 그게 14살 때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사춘기스러운 발상은 내 신조가 되었다.


 99년생인 나는 26살이다. 나는 한순간도 꿈을 버린 적이 없다.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어도,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어도, 어머니가 이런 건 취미로 두라고 하셨어도, 빛 하나 제대로 본 적이 없어도 나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 미련한 것일까? 그렇다면 내 미련은 美練이다.


 지난 시간 나는 내 하루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비록 그날들을 산 나는 보잘것없는 한 사람이었을지 몰라도 그날들은 단 한순간도 아름답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이제 친구들은 내게 부럽다고 말한다. 너에게 꿈이 있어서, 너는 아직 꿈을 잃지 않아서 부럽다고 말한다. 딱 하루만이라도 너처럼 살고 싶다고 말한다. 언제 또 이 관계가 뒤집어질지 모르니 지금은 친구들의 부러움을 즐기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꿈을 이루고 날개뼈가 본모습을 찾아가는 날. 나를 보고 꿈꾸는 사람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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