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좀 그만해" 잔소리.. 진짜 의미는

by 미놀

"우리는 늘 스마트폰 때문에 싸워. 스마트폰 좀 그만하라 그러면 착하고 순했던 아이가 눈을 치켜 뜨면서 바락 바락 대드는데. 내가 낳은 아이 맞나 싶다니까. 밥 먹을때도 스마트폰, 잠자리 들어서도 계속하고. 숙제하고 나서 쉴때도 스마트폰인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니?

뺏어도 보고 훈계도 해보고, 타일러도 보는데도 진척이 없어. 오히려 사이만 더 나빠지는 것 같아. 무슨 방법이 없을까?"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친구의 목소리는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20대에 일찍 결혼한 친구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2 딸을 두고 있다. 딸이 공부 잘하는 것을 바라는 것은 고사하고 스마트폰 때문에 매일 전쟁을 치룬다는 이야기만 벌써 서너번 이상 들었다.


이야기인 즉슨, 딸이 틈만 나면 스마트폰에 빠져있어 도통 가족하고 소통하는게 힘들다는 것이다. 식사시간조차 딸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어 대화가 없어진지 꽤 됐다. 너무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 잔소리를 안해도 보았지만 변하는게 없었다. 참다 못해 스마트폰 얘기를 꺼내는 날이면 딸은 문을 쾅 닫고 방문을 잠그거나, 엄마랑은 말을 안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나는 그 딸을 아주 어렸을 적 보았고 초등학교 이후로는 도통 보지 못했다.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어지지 못했다. 그래도 종종 소식을 듣곤 했는데 최근에는 온통 스마트폰 얘기밖에 없다.


친구는 내게 이렇게 또 말했다.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금지령을 내렸으면 좋겠어. 그러면 내가 이렇게 입 아프게 잔소리 안해도 될 것 아니야. 모두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 엄마가 하는 말은 전혀 안먹히는 거지. 학교에서도 크게 머라 안하니까. 너무 심하게 스마트폰에 빠져 있으면 안된다는 걸 가르쳐 주는 주는 사람이 없어. 옳은 말을 기분 나쁘게 하는 잔소리꾼. 나밖에 없는 거지. 정말 힘들다."


친구에게 한가지를 물어보았다.


"스마트폰을 하는 정확한 의미를 아니?"


"맨날 카톡하고 유튜브 보고 인스타하고 머 그런거 아니겠어. 거기에 완전 빠져 살아. 몸만 우리와 함께 있을 뿐 정신은 다른데 가있지."


"카톡, 유튜브, 인스타 등 그 모든게 '미디어'라고 할 수 있어. 스마트폰에 빠져산다는 정확한 의미는 미디어에 중독이 되었다는 뜻이야. 미디어 중독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스스로 컨트롤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꺼야."


"미디어를 컨트롤 한다고? 미디어는 뉴스나 머 그런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구나. 시간될때 너가 좀 맡아주라. 헤헤."


우리의 대화는 여기까지 였다. 사춘기의 절정에 서 있는 친구의 딸하고는 예상대로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친구에게 스마트폰을 본다는 정확한 의미를 전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스마트폰 좀 그만해"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지만 정작 미디어 중독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디지털을 업고 자본 늘리기에 급급한 미디어 콘텐츠 기업들이 우리의 욕망을 볼모로 삼아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 한번 볼라하면 줄줄이 달라붙는 광고들만 봐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현실적으로 미디어의 가스라이팅에 자유로울 사람은 찾기가 힘들다. 있다면, 정말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리라.


예전의 휴대폰은 전화와 문자 기능이 중요했다면 최근의 스마트폰은 작고 똑똑한 1대의 컴퓨터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래픽이 현란한 게임도 척척되고 직장인이라면 간단한 업무도 가능할 정도니 기술의 발전은 무한하다.


틈만나면 계속 미디어를 보는 대신 정말 꼭 필요한 순간만 잠깐씩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더 윤택해질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번 스마트폰 속의 미디어에 빠져들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것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힘들다. 그만큼 미디어는 인간의 호기심을 늘 자극하고 내면의 의지를 시험에 들게 한다.


미디어의 원래 뜻과 확장된 현재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자.


미디어의 의미는 스마트폰의 발전 전과 후로 나눠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디어는 정보를 담고 있는 매개체를 말한다. 스마트폰이 발전하기 전에는 매쓰 미디어 즉 신문, 잡지 등 언론 매체가 미디어라는 단어를 대표했다. 매쓰는 덩어리의, 대중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대중을 상대로 하는 정보 전달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매쓰를 뺀 미디어는 개인과 개인, 기관 및 기업과 개인 사이에 전달되는 우편, 전보 등이 해당된다. 개인에게 혹은 대중에게 정보가 전달하는 수단이 있다면 모두 미디어라 할 수 있다.


그보다 더 이전에는 문자와 편지, 기록, 책 등이 미디어의 역할을 했다. 문자 이전에는 그림이나 기호같은 것이 인간의 소통을 도왔다. 원시인들이 동굴안에 그린 그림이 대표적이다. 그림의 해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그 시대에만 통하는 특별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시 물어보겠다. 미디어란 무엇일까? 나 또는 우리(대중)에게 영향을 주는 소통 채널이 모두 미디어에 해당된다고 정리가 가능하다. 채널은 시대에 따라 변했지만 그 고유의 기능만큼은 그대로다.


인간은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끼는 동물이라서 그럴까. 미디어를 통해 얻은 정보로 안심하고 내 생명을 보존하는데 적극 활용해 오고 있다.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생겨날 그 무렵부터 미디어는 땔래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미디어는 인간이 가진 수단으로써 철저하게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IT기술이 발전하는 정보화 시대에서의 미디어는 더 확장된 의미를 지닌다. 과거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고 수단으로 활용했던 우편 전보, 신문, 잡지는 디지털을 손에 잡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뿐만 아니라 게임도 미디어다. 혼자 게임을 즐길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은 커뮤니티 기능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게임제작 회사들도 혼자 게임을 하는 것 보다 더 오랜 시간 게임을 하게 하기 위해 커뮤니티 기능을 더욱 교묘하고 전략적이게 이용하고 있다. 그안에서 친구도 사귀고 오프라인으로 만남이 이어지기도 한다.


게임 외에도 각종 취미 생활, 업무, 구직 활동, 중고거래, 교육 등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모두 미디어다. 예전에는 이런 종류의 정보는 신문, 잡지에서 얻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집이 가능해졌다.


요즘 가장 핫한 미디어는 메타버스다. 제페토, 로블록스 등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는 인기가 많다. 나를 캐릭터화 해서 게임, 음악 듣기, 쇼핑, 친목 등 원하는 가상세계를 언제든 경험할 수 있다.


미디어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하고 쉽게 내가 원하는 정보를 재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에 손가락 노동만 잠깐 하면 금방 얻어진다. 그런 이유로 또 쉽게 잊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미디어의 가장 큰 단점은 중독성이다. 한번 재미를 붙이면 밤과 낮 상관없이 계속 미디어를 경험한다는 점이다. 중독하면 떠오르는 알콜을 생각해보자. 어쩌다 한번씩 적절한 양의 알콜을 마시면 몸도 이완이 되고 스트레스도 낮춰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과하면 우리의 몸과 정신은 처절하게 망가진다. 미디어도 필요할때 또는 가끔 스트레스를 풀때 이용하면 좋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가상세계에 빠져 현실과 혼동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스마트폰 좀 그만해라고 이야기 하기 전에 얼마나 미디어에 대해 알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이 다큐멘터리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페이스북에 붙잡아 두기 위해 정말 많은 전략들을 쓰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을 뺏기 위해서죠. 그것은 곧 광고와 연결이 되요. 한 개인은 절대 미디어를 이길 수 없습니다. 미디어를 만드는 사람은 이에 반해 수만명이 될테니까요."


시간을 뺏는 자와 뺏기는 자.


이미 결정돼 버린 지는 싸움에 어쩌다가 손가락 몇번으로 말려들었다고나 할까. 너무 흔한 말이라 상투적이라 느꼈던 미국의 유명 정치인 밴자민 프랭클린의 어록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이 다시 들린다.


가장 중요한 미디어 개념을 빠트렸다.


바로 '사람'이다. 사람도 미디어다. 소식이나 정보를 전하는 수단이 되었을때 사람도 미디어의 역할을 한다. "간판도 없고 후미진 곳에 있는 맛집은 방송도 어디에도 안나온 곳이예요. 입소문이 퍼져서 사람들이 찾아와요"하는 이야기는 그곳을 이용한 사람이 미디어가 되어 정보를 이동시킨 셈이다. 아무리 인터넷에 뒤져도 안나온 곳이 없다시피 한 요즘이지만 입소문만을 통해 그 맛집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전해주는 사람이 미디어가 된 것이다. 사람은 그 어떤 미디어 채널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 핵심에는 언어와 문자가 자리하고 있다.


1인이 뉴스처럼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고 해서 생긴 신조어인 '1인 미디어 시대' '뉴미디어'라는 말은 시대에 뒤떨어진 말이다. 1인 미디어 시대, 뉴미디어는 언제나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새삼스럽지 않다. 미디어를 뉴스 등 언론매체 혹은 유튜브나 블로그 등 인터넷에 너무 한정지었기 때문에 생겨난 듯 하다. 대신 1인 언론의 시대, 뉴언론 라는 말이 더 잘 어울려 보인다. 종이대신 디지털로 대체되는 시대를 반영해서.


모든 내용을 종합해볼때 내가 내린 미디어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나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것, 타인과 디지털 등 그 모든 것이 미디어다. 스마트폰으로 거대해진 디지털 미디어는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영리한 채널이다. 모든 형태의 미디어에 대한 영향력을 알고, 선택하고, 컨트롤하면서 나라는 존재의 주체성을 지켜나가야만 미디어의 두 얼굴중 악마가 아닌 천사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인스타 페북 로고.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청소년 온라인 그루밍] 한국의 '위와치유' 현실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