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다"
궁금하여 궁금함의 실체에 대하여
진실을 밝히는 따위의 질문 하나와
"묻다"
먼지나 가루, 물 같은 것들이
큰 대상에 달라붙거나 흔적을 남기는 것 둘과
"묻다"
사물이나 심리(마음)적인 무형유형의 것을
더는 노출되어 보이지 않게 덮는 행위의 셋을
"묻다"
라고 이야기 하는데 삶의 시작이 거기에 있고
또한 끝의 들숨이 거기에 머물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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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될까?"
자문하는 날들이 하루 하루 쌓여 달을 이루고
또 연을 만들어 켜켜이 쌓인
그래서 삶의 퇴적층 하나 하나 걷어내면 삼엽충이며 숱한 공룡의 화석처럼
물음표(?)가 드글드글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다.
"지금처럼? 해? 말아? 괜찮을까?"
때로는
마른 하늘에서 벼락이 칠 수도 있겠지.
단단한 땅덩이도 논바닥 가뭄에 갈라지듯
터지기도 하겠고. 또 알아?
하늘에서 물고기가 비처럼 내린다거나
남자들이 근육질 몸매 자랑하며 나체로 내릴런지.
맹탕이거나 진국이거나
끝도 없는 질문을 쏟아내고 그래서 생겨난
조각들 마음에 들러붙어 상처가 되기도 해.
그러다가 끝내 감당하지 못할 무게로 어깨를
짓누르면 '에라, 그만 털어내자' 마음을 먹고
깊고 단단한 구덩이 하나 파고서 묻는 거야.
묻고, 묻고, 결국 묻는...
그렇지만 일사천리 한 방으로 달려갈 길은
아니어서 녀석들 사이 사이에 쉼표(,) 하나씩은
찍어가며 뛰어야 해.
헐떡이는 숨 비집고 쉬어가는 틈바구니가
있어야만 그 끝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이야.
그러니까 오늘도 또 이렇게
"담아도 될까? 정말, 그래도 될까?"
질문을 하게 되는 거야.
묻고 닫으려던 마음의 문이 빗장을 열려 하는데
'열 수 없어!' 머리는 떠들어대고, 가슴은 도리질 치면서 '열어도 괜찮아. 뭐 어때?' 반기를 들었어.
하긴, 뻔한 답을 염두해 두고서 던진
질문이었다 말하는 게 맞을 거야.
"담아도 되겠지? 그렇지?"
묻는다는 건
이미 가슴에 쌓인 마음이 고개를 들어
그것(너)을 바라본다는 것.
그러다가 가슴에 묻게 된다 하더라도 결국은
"이래도 될까?"라고 하는
"이러고 싶어!"를 던지는 거야. 정말이야.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다 하더라도
"너, 가슴에 담아도 될까?"
묻게 되. 살아 있으니 묻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