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흐드러지게 내리던 날에...
"이다음에 난 나비가 될 테야
그것도 하얀 날개 나풀거리는 하얀 나비..."
꽃같이 고운 스물 하나
새색시로 곱던 이 반 백의 나이 훌쩍 넘기고서
아침부터 전을 부치고 나물을 볶는다
맏며느리와 시어미로 만나 인연을 삼고 동고동락 허무 도한데
5월, 마당엔 지천으로 꽃이 피었다
철쭉이며 명자꽃 앞다퉈 으스대고
길바닥 낮은 땅 언저리 꽃잔디도 엎드려 피고 지는데
나비가 되었을까?
바람이 되었을까?
'굳세어라 금순아!' 중얼거리듯 울 금순 여사는 무엇이 되었을까?
하얗게 떼어지어 날던 나비였던가
산벚꽃 분분히 낙화하던 날에
"내년에도 저 벚꽃 볼 수 있으려나...."
말꼬리 흐리시던 울 엄마 끝끝내 마주하지 못하였다지
'저승이 어디더냐?' 물으니
'대문 밖이 저승이라!'하였다더니
고운 꽃길 허위허위 걷고 걸어 대문 밖 나가셨나?
문지방도 없는 저 길 오시지 않는구나
5월의 그 꽃 지고 또 피길 몇 해인데...
조팝나무 하얀 꽃 꽃무덤으로 흐드러졌다
건듯 부는 바람에도 떼 지어 날던 벚꽃잎은 어디로 갔는지
바람으로 떠돌아 산천 경계 무너지는 날
울 굳센 금순 여사 어여쁘게 만나 질까?
"이다음에 난 나비가 될 테야
그것도 하얀 날개 나풀거리는 하얀 나비..."
꽃으로 피었으면 그리 되려는지
나비가 되면 그리 되려는지
알 수는 없다지만 그리 어여쁘게 만나 지고 울고 지고...
아사달의 담담淡談 2017 0430: 담담은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진흙 속에서도 향기로운 꽃 피워내는
연꽃처럼, 맑은 이야기 풀어내고 싶은 소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