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이별과 낯선 만남에도 날개는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중얼거리며 건물을 빠져나가던 그의 눈에
만삭의 산모처럼 배를 불린
우편함이 들어왔다.
온갖 종류의 우편물이 가득해서
더는 엽서 한장
구겨넣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많이도 쌓였네!
중얼거렸지만 정작 우편물을 꺼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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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것들이 쌓였음을 안다.
3월의 전기요금 고지서가 맨 아래 있고
3월의 고지서 위에는 다시
4월의 전기요금 고지서가 포개져 있다.
5월의 고지서는
3월과 4월의 독촉장과 함께
우편함을 채웠다.
5월의 고지서는
1+1 PB제품처럼 단전예고장이
노란 몸뚱이로 붙어 있는데
○월 ○일까지 상기 금액을 납부하지 않을 시
○일에 단전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예고를 했다.
그래?
그렇군..... 심드렁한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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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채지 마라.
너만 그런 게 아니야.
건강보험도 그렇고 국민연금도 그래.
때때로
우리 두 사람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 하고자 합니다.
부디 오시어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
초대의 말도 섞이는데
정말 나의 참석이 자리를 빛내려나?
헛웃음을 뱉을 때
꼬르륵 꼬르륵
그의 배가 아우성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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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으면 추락도 없어야 하는데..."
배부른 우편함을 지나치다
배만
꼬르륵 아우성인 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