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입니다

생각들 섬처럼 떠다니는

by 이봄

새벽입니다.

바람은 스산하게 불고 하늘엔 섬처럼 구름이 떠돌고 있습니다. 섬과 섬 사이 바다를 닮은 하늘엔 돌고래 몇 마리 유영하듯 별이 반짝입니다.


외롭다거나 그립다는 말, 처마에 매달린 풍경처럼 스스로 일어나 소리를 지릅니다. 절규하거나 악다구니로 사납지는 않습니다. 다행입니다. 때때로 볼성사납게 울부짖는 녀석들이라 그렇습니다. 오래도록 채찍으로 위협하고 달콤한 먹이로 유혹을 해도 좀처럼 길들여지지 않습니다. 야성입니다.

어쩌면 조련되지 않는 야성이 좋은지도 모릅니다. 풍랑으로 철썩이는 파도가 좋습니다. 무모하게 달려들다 하얀 포말로 부서진다고 해도 바다는 그래야 하듯 마음엔 그리움 출렁이고, 때로 외로움 울부짖어야 합니다.

그림은 인터넷의 바다에서 모셨습니다.

박제된 호랑이의 포효보다 여름밤 단잠을 깨우는 모기의 앵앵거림이 더 무섭듯 살아 숨쉬는 외로움이 좋습니다. 갯바위에 부서지는 그리움이 좋습니다. 하얗게 부서지다 결국은 파랗게 멍들어도 그렇습니다. 살아 팔딱이는 마음들 쌓여 짙푸른 바다로 일렁입니다.

새벽, 떠도는 마음 조각들 하나씩 둘씩 모아 그림 하나 그립니다. 초록을 입히고 노랑도 덧칠합니다. 때로 빨강에다 연두도 더합니다.


그립다는 말은 조각으로 흩어진 외로움의 파편들 붙잡아 완성하는 얼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텅비었으니 외로움 입니다. 떠올릴 무엇 없으니 쓸쓸합니다. 휑한 마음에 쓸쓸하고 외로운 것들 잡아다가 분칠을 했습니다. 넌 그리움 되고, 또 너는 보고픔 되야겠다. 주절주절 주문을 걸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동산에 달 떠오르듯 마음엔 얼굴 하나 떠오릅니다.


오늘도 그림 하나 그리듯 외롭다거나 그립다거나 하는 것들 하나 둘 잡으려 합니다. 그래서 완성되는 얼굴 달처럼 띄워놓고 흐뭇하게 보려합니다. 생각으로 부서지는 포말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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