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처럼 뚝 미련도 없이....
사흘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길고도 짧은 시간입니다.
순간 순간을 생각하면 긴 시간이었고,
뭉뚱그려 생각하면 바람처럼
지나가버린 시간입니다.
남녁의 봄은 따뜻했고 봄은 완연해서
꽃대궐로 향기로웠습니다.
매화며 벚꽃에다 골목 골목 개나리는
어찌나 시끄럽던지 모릅니다.
처녀가슴엔 앵두꽃이 만발했고요.
깨어 시끄러운 봄날에 꽃이 졌습니다.
분분한 낙화가 아닙니다.
참다 참다 끝내 참지 못할 때
쏟아내는 눈물입니다.
동백꽃 한 송이 뚝하고 눈물로
떨어져 바닥에 피었습니다.
피었으니 지는 게 이치입니다.
딸 넷에 아들 하나,
꽃봉우리고 남겼다고 합니다.
봄날은 그렇게 꽃으로 피고
꽃으로 졌습니다.
사흘의 시간은 따뜻했고 아렸습니다.
다시 돌아와 빈 방에 불을 켜고
꺼졌던 아궁이에 불을 지폈습니다.
주인 없는 방은 식어 썰렁하고,
책상에 놓여진 노트북이며 물컵은
어쩐지 쓸쓸하게 다가옵니다.
사흘의 부재만으로도 그랬습니다.
꽃 피고 지는 시간을 떠돌다 돌아온
집에서 나는 또 죽은 듯 잠을 잤습니다.
잠을 이길 장사는 없다더니 내가 그랬습니다.
너댓 시간 곯아떨어져 잠을 자다
새벽에 앉았습니다.
꽁초 가득한 재떨이를 비워야겠습니다.
쌓인 꽁초만큼 새벽에 앉아
그리운 마음 달랬습니다.
알알이 그리움 맺히는 시간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오늘도 다르지 않네요.
눈물처럼 지는 꽃, 동백꽃을 보다가
문득, 그대가 그리웠습니다.
화단 옆 게단에 앉아 '당신이 보고 싶어!'
문자를 쓰고는 보내지 못했습니다.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기를 몇 번.
지우고 말았습니다.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동백의 꽃말이랍니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게 되는
내 마음이 그렇습니다.
오늘, 이 새벽에 더욱 그렇습니다.
쌓인 피로는 아직도 덕지덕지 달라붙어
찌뿌등한데 이렇게 말을 합니다.
말이 고팠고, 당신이 고팠나 봅니다.
당신이 보고 싶은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