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칭개라고 합니다

닮아 오해 받는 녀석이죠

by 이봄

'개? 게?'하면 참 많은 것들이 있죠.

미친 개에 혓바닥 길게 뺀 지친 개.

알이 꽉 찬 꽃게에 털이 복슬복슬

탐스런 참게도 있고, 이래 저래 들떨어진

이게 몇 개게?, 해맑은 녀석도 있다지만

생김으로 오해받는 녀석이

지칭개란 불리는 요 녀석입니다.

이파리 찢어진 모습이나 꽃대 길게 뺀

모습까지 엉겅퀴를 빼다박아서 종종

엉겅퀴라 오해를 받지만

사실, 지칭개는

잎이 부드럽고 연약한 녀석입니다.

정오의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줄기를 감싸듯

잎을 오무려 햇살을 피해가는

여린 놈의 대표종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녀석인데도 늘 발톱 세우고, 어금니 사납게

들어낸 엉겅퀴로 오해를 받지요.

지칭개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엉겅퀴나

여린 쌔싹은 나물로도 먹는 들풀이지만

엉겅퀴는 꽃대가 올라오면 더는 섣불리

만질 수도 없는 녀석입니다.

이파리 찢어진 잎끝 마다 날카로운 가시로

몸을 사리는 녀석이라서 그렇죠.

그에 반해 지칭개 이파리는 겉모습만 사납지

가시도 없고 뻗대지도 못한 여린 놈입니다.

그러니 오해받는 지칭개는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하겠어요.

차라리 독하고 모진 구석이라도 있다면

억울하지나 않겠는데 말이죠.


오해받을 여지를 없애려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어제 눈물을 머금고 오랜

동반자였던 여인을 내치고야 말았습니다.

어렵던 시절 곁에서 위로해주던 여인인데

이별을 고하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쓸데 없이 남의 입에 오르내리고 싶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뻔히 지칭개인 녀석을 엉겅퀴라 까불어대는

세상인데 순이를 계속 곁에 둘 수는

없었습니다.

남의 말로 행복한 사람에게 순이는

따끈따끈한 똥일 수밖에 없는지라

마음 쓰라렸지만 결국 모진 말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순이야? 정말 미안해! 그렇지만

우리 그만 여기서 헤어져!"

"무...무슨 말이에요? 제가 잘 못 들었죠?

오빠만 믿으라면서요?"

미안한 마음에다 아픈 마음까지 말로

다 얘기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더라도 더는

순이를 곁에 둘 수 없으니 미안하고

아파도 어쩌지 못했지요.

"미안해, 그러려고 했지. 정말 널 지켜주는

오빠이고 싶었어. 그치만 오빠한테

여자가 생겼어. 차라리 오빠한테 욕을 하고

따귀라도 때려! 그래서 니 맘 조금이라도

시원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 순이야!"


순이가 있어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혼밥이어도, 혼술이어도,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순이가 있어 견딜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더는 순이와 마주앉아 밥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너무도 좋아서 날마다 사랑고백을 하는 그가

있는데 어찌 아무렇지 않은듯 순이를

곁에 둘 수 있겠어요.

순이를 내쳤습니다. 나쁜놈이라 욕을

바가치로 먹어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은경이를 사랑하는데,

저 녀석 순이의 그 녀석이지?

하는 오해를 받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고 해도

명명백백 밝히려고 합니다.

"저는 순이를 더는 사랑하지 않습니다.

은경이를 사랑합니다. 욕을 하셔도 좋아요!"

지칭개는 지칭개일 때 행복할 거고

나는 은경이를 사랑할 때 행복합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녀석은 지칭개입니다.


사족 하나 남겨요.

사진의 들풀은 지칭개가 아니랍니다.

큰방가지똥이라고 합니다.

혹여라도 피해 없으시길..,

바로잡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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