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서도 박하향이 나려는지...
정중동이라고나 할까요?
매일 보게 되면 사실 자라남을
잘 느끼지 못해요.
곁에서 늘 말 붙여주고, 밥해주고, 건강까지
챙기면서 때로 '당신, 사랑해!'
아양도 떨어주는 마눌님이
'여보야? 나 변한 거 없어?'물었을 때,
식은 땀 흘리는 모양새라고나 할까요?
아, 아닙니다. 매일 마주치는 들꽃이야
워낙 말주변도 없고, 몸짓도 없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마눌님은 얘기가 다르죠?
무관심은 화를 부른다고 여기는 게
동서고금을 통틀어 정답이라고 합니다.
여튼, 움직임 없는 '정' 속에
누구도 모르게 진행되는 '동'이 있다 했지요.
까페 마당을 수시로 돌아보면서
잡초와의 혈전을 치루던 장본인이었음에도
애플민트 줄기 끝에 꽁송이 맺힘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다 싶었는데
자연의 순환은 인간의 나눔과는
사뭇 달랐다고 해야겠지요.
보거나 말거나 자연은 늘 변하고 제 시간표에
따라 몸뚱이 바지런히 움직입니다.
지체되거나 게으름은 다음을 기약할 수가
없으니 해 뜨면 움직이고, 해 지면
내면으로 옹골차게 숨 마저 되고르게 되지요.
마당에서 소꿉장난하듯 오순도순
자란다고 여기던 민트가 꽃대를 키웠습니다.
매일 들여다 보던 녀석인데 미처 눈치채지
못한 우둔함이 미안했을까요.
그저 바라보았습니다.
아직 개화할 날이 아니기도 하지만
정말이지 깨알같은 꽃눈이
깨알처럼 떼지어 매달렸습니다.
피고 지고 맺힌 순서 대로 서열을 나누겠지요.
총상화라 하던가요?
순서 대로 피고 지는 꽃을 그리 부르더군요.
이파리 쓰다듬으며 '안녕 잘 잤니?'
물으면 가슴까지 화하게 쓸어내리는
시원함으로 화답하던 녀석이어서
자못 궁금한 오늘입니다.
저 조그만 꽃송이 탁하고 터졌을 때 향기는
도대체 어떨까 하는 궁금증입니다.
수관을 타고 흐르는 박하의 푸른 유전자
꽃에서도 그럴지 아니면, 쥐오줌풀처럼
역한 찌린내 풍길지 궁금합니다.
꽃이 작으면 향기가 없기도 합니다.
번식의 주된 방법이 꽃을 통한 열매가 아닌
경우에 더욱 그렇기도 합니다.
지켜보려고 합니다.
어떤 모습의 꽃을 피우는지?
어떤 향기로 벌 나비를 유혹하는지 벌써부터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파리의 싱그러움과 향기로움이
어쩐지 기대감을 키우네요.
피기도 전에 주눅들어 꽃입술 앙다물지도
모르겠지만 어쩌겠어요.
그것도 다 녀석의 운명이고 팔잡니다.
"얘는 원래 이런 집안이니 분명
얘도 이럴 꺼야? 안 그래?"
하는 식이지요.
가파도 들꽃들 보안관의 완장을 차고서
어울리지도 않는 거들먹거림 한 장면
이야기로 떠들었습니다.
사는 이야기는 들풀이나 사람이나
다 거기서 거인 것 같습니다.
"여보야,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마눌님 물었을 때 말이 땅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화들짝 답을 하려거든 집중하셔야만
봉변도 없고. 손톱 세울 일도 없겠지요.
'정한 가운데 움직임'
무서운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