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사람

나도 모르게 곁에 가 앉게 되는 사람

by 이봄


나는 알지 못했습니다.

입가에 환한 미소 머금은 여인이 있었습니다.

긴 머리 질끈 묶고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지요.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달달한 라떼였습니다.

유독 달달하고 부드러운 커피를

좋아하는 그녀입니다.

닮은 걸 좋아하게 된다고 했던가요.

달콤하고 향기로운 것이

그녀를 닮았구나 하게 됩니다.

사진 한 장 바라보는데 심장은 왜 요동치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는 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이었다 얘기하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그랬습니다.

단지 커피숍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일 뿐이었습니다.

누구인지? 뭘 하는 사람인지?

사전지식이라곤 하나 없는 여인입니다.

그런 그녀를 보았을 뿐인데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궁금함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겼지요.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를 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얼굴을 도저히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끌리는 사람"

그와의 처음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건

사진 한 장이 전부였습니다.

어쩌면 유쾌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일 거야

하는 상상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한없이 끌리는 마음은 뭘까요?

지금도 알지 못합니다.

단지 첫눈에도 온통 마음을 빼앗길 수

있구나 하는 건 알게 되었죠.


.

.

.

.

나도 모르게 곁에 다가가 앉게 되는 사람.

굳이 떠올리려 하지 않아도

생각의 끝에 머물러 서성이게 되는 사람.

예쁜 꽃 한 송이 바라보다가

무심결에 사진을 찍고 보내게 되는 사람.

곧게 뻗은 길을 걷다가 깍지손 곱게

끼고서 느릿느릿 그 길을 걷고 싶은 사람.

언제든 추억의 사진 펼쳐들고서

석양이 질 때가지 수다로 몇 시간이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은

또 얼마나 끌리는 사람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시간이 쌓이고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도 모르게 곁에 다가가

그의 어깨에 기대어 까박여 포근할 겁니다.

굳이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이미 포근히 감싸안고 등을 토닥일 터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맞닿아 울리는 공명은

말을 대신하고 몸짓을 대신하겠죠.

그런 사람입니다.

환한 미소의 그대 처음 보았을 때부터

나는 알았습니다.

체온도 없고 손끝에 전해지는 촉감도

없었는데도 나는 알 수 있었습니다.

심장이 뛰는 만큼 끌림은 강열했고

날마다 한 걸음씩 빨려들고 있음도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은 이미 정해진 정답지에 까만 점

하나씩 칠해가는 과정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답안지 가득 동그라미 까맣게 칠했습니다.

첫눈에 빼앗긴 그 마음은 오늘도

콩닥거리며 뜁니다.

오답 없는 첫 끌림입니다.

까만 답안지 바라보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주절거리게 됩니다.

끌려 머물게 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커다란 축복이고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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