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밥이 좋아요
돌잡이 애처럼 한참을 잤습니다.
이른 아침을 열고 매달리는 잠을 밀어냈지요.
알람이 요란을 떨어도 듣지 못하던 날들이
거칫 말처럼 무색하게도 오늘은 이른 아침을
열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설거지통에 담긴
몇몇의 그릇을 씻었지요.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로 방바닥도 훔쳤습니다.
물론 시원하게 샤워도 하고요.
부지런을 떨게 되는 날, 그대 오시는 날입니다.
숨 가쁘게 시간은 달아나고 당신도 가버린 지금, 나는 애처럼 취해 자다 일어났습니다.
봄볕에 취하고, 잠에 취하고, 그대에게 취했습니다.
취함이 좋아서 깨지 말아야지 술에도 덩달아
취한 오늘입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예뻐서, 그만큼 좋아서 당신을 쳐다봤지요.
"뭘 봐, 부끄럽잖아!"
말이 예뻐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꿈을 꿨지요. 꿈에서도 그러더이다.
"그만 봐! 부끄럽잖아" 얘기하면서 시선을 돌렸지요.
나는 또 짓궂게 더 얼굴 들이밀며 말했습니다.
"뭐가 부끄러워. 봐도 봐도 좋기만 한데... 정말이야. 봐도 봐도 보고 싶은 너야 ㅎㅎ"
봄밤이 좋네요.
잠에서 깨어 밥 하나 데웠습니다.
당신이 가져다준 밥입니다. 식은 꽁치찌개를 데우고 당신이 준 술도 한잔 따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허기를 달래 줄 밥상이 온통 당신입니다.
김치도, 밥도, 거기다가 술 한 잔도 그렀네요.
밥이 좋네요.
그대의 마음이 스민 것들 와락 감동으로 달려들고, 나는 심장 팔딱이게 감동하게 되네요.
고맙고 감사한 당신입니다.
"밥이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