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니다

그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by 이봄

밥을 다오?

주린 배가 아우성을 치더군요. 밥이야 즉석밥 몇이 있으니 데우면 되는데 조그만 냉장고 아무리 뒤져봐도 먹을 게 없습니다. 궁여지책, 편의점으로 발걸음은 자연스레 옮겨지더군요. 그나마 다행스럽다 했습니다. 밥처럼 데우기만 하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뼈다귀 해장국 하나 달랑달랑 흔들며 돌아오는 걸음이 알싸하게 매웠습니다. 춥더군요. 계절은 이미 '아, 춥다. 추워'를 중얼거리게 되는 계절입니다.

배는 고픈데 그래서 어적어적 사들고 온 해장국을 데웠는데 숟가락을 든 손이 어깃장을 놓네요. 입 안은 마르고 혀는 쓰네요. 입맛이 없습니다. 반주 한 잔 따라놓고서 들었던 숟가락을 놓았습니다. 몰랐습니다. 예전 어머니 말씀하시던 모래알 같다던 그 얘기가 지금입니다. 와글와글 서글서글....

'이런 젠장할...!' 육두문자 절로 뱉게 됩니다.

나, 행복해!

끄적였습니다. 도장에 힘을 줘 빨갛게 이름도 남겼습니다. 그러고 싶었습니다.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즐겁고 싶다고 했나요? 다르지 않았습니다. 행복해서 행복하다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만 '나는 행복해!'라는 말 하나로 그럴 수 있다면 백 번 천 번이라고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라, 정말 춥네"

편의점에서 돌아오며 먹고 싶은 음식이 있었습니다. 날이 추우니 더 그랬습니다. 송골송골 콧등에 땀이 맺히면 좋겠다 했습니다. 코다리 시래기찜이 생각나더군요. 알싸하게 매운 그 맛이 오늘 같은 날씨와 겹치더군요. 물론 거기엔 늘 당신이 있었지요. 강변 바라보며 땀방울 송골송골 맺힐 날이 있을까요? 죽기 전에요.

나는 행복해요! 만 번이라도 쓰고 싶습니다.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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