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동

둥둥둥

by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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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쪼르르 붓고서

으쌰 으쌰 펌프질 하면 주둥이 가득

맑은 물 숨 넘어가듯

쪼르르 콸콸 쏟아졌다.

마중물 무엇으로 할까?

그대... 당신... 너...

야바이 게임 늘어선 남산길, 호기심에 눈만

반짝이던 소년처럼

만지작이던 말 하나 골랐다.

당신...!

씩씩 으쌰 힘주어 퍼올릴 말은 뭘까?

가슴 저 밑에서 시작된 말은

어떤 모습으로 입술을 적시고

마른 몸뚱이를 적실까 사뭇 궁금했다.

당신이란 마중물 쪼르르 부었더니

말 몇 개 동동동 떠올랐다.

그냥... 마냥... 몰라...

"있잖아, 난 니가 참 좋다"

고백을 할라치면 꼭 되돌아오는 말 하나.

"뭐가 그렇게 좋은데? 말해 봐!"

글쎄... 음, 아... 있잖아.

난 그냥 니가 좋아. 구체적으로 말하라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그냥 니가 좋아!

가슴 가득 퍼올린 말들

동동동

떠다니길래 하나씩 둘씩 들여다보았다.

뚫어져라 바라보아도 그랬다.

그냥, 마냥, 잘 모르겠어...

그러니 묻지를 마라 했다.

꼭 이유가 있어야 할까?

그냥 좋으면 된 거 아닐까?

예쁘고, 착하고, 귀엽고, 매력이 넘쳐서

게다가 무엇보다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건 처음부터 그랬다 말했다.

미소 짓고야 마는 말들이 물결처럼

찰랑이고 나는 둥둥둥

설레 떠도는 작은 배였다.

동동 둥둥

당신이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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