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수다로 온다

재잘재잘 소곤소곤

by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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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한 마리 까무룩 담장에서 졸고

툇마루 쓸고 닦는 강아지는

살랑살랑 꼬리 치기에 바쁘다.

새들은 굳었던 날갯죽지 바삐 파닥이고

염치없는 수소 한 마리 오드득 오득

졸다 깨다 되새김질로 한가롭다.

촐싹이고 늘어지고 탓할 일 없다.

너는 졸고 나는 부산하고,

시끄럽고, 고요하게 기지개 켜는 날에

겨울은 가고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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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에 비스킷 하나 사이에 두고

'눈이 내렸으면 좋겠어!'

말을 꺼내면

'맞아, 맞아! 어쩜 올해는 눈도 한 번

안 내리는지 몰라?'

맞장구치며 수다를 떨 때 봄은

이미 곁에 다가와 온기 한 줌 뿌리고 있었다.

그거 아시나요?

가르릉 가르릉 멍멍,

졸졸졸 짹짹.

골짜기에서 시작된 수다가 밭머리를 돌아

마을 어귀 징검다리에 다다랐을 때

마침내 졸던 녀석들 깨어나고

길고 긴 기지개를 켰다.

커피 한 잔에 수다 한 아름,

졸졸 흐르는 냇물은 봄을 깨우는 주문이다.


"봄은 수다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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