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고쳐 다시 사는 거야

by 이봄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오래된 것은

고장이 나게 마련이다.

그게 사람이 되어도 그렇고 물건이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윤활유가 부족하면 관절에서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요란스럽고

힘차게 뛰어야 할 엔진은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고야 만다.

사람이라도 그렇고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하릴없는 사람이 심심풀이 땅콩으로

공업사라는 간판을 달고

시간과 돈을 쏟아부었을까?

고장 난 차는 고치면 그만이다.

펑크 난 타이어는 때우거나 교체를 하면 되고

헐거워진 볼트는 다시 조여야지

버리고 부술 일은 없다.

도심의 어둠을 밝히는 네온 불빛 중

빨간빛이면 교회요,

녹색으로 빛나면 병원이란 얘기다.

녹색의 불빛은 몸뚱이를 치유하고

적색의 불빛은 마음을 치유한다.

망치소리 요란하게 뚱땅거려도 그만이고

파이프 오르간 감미롭게

울어도 좋겠다.

소위 꼰대를 판별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아나바다'운동이 그 말이다.

아껴 스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는 시민운동이었는데

그 말을 이해하면 노땅이요, 꼰대다.

내겐 하찮은 물건이라도 남에겐

소중한 물건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건도 그럴진대

사람이라면 말해 뭣할까?

여기저기 손을 봤다. 고장이 났는지도

몰랐던 곳까지 완전 고장이 나기 전에

미리미리 손을 봤다.

어렸을 때 보았던 군부대 병기창에

쓰여 있던 문구가 생각난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던 말,

버리거나 포기할 일은 없다.

고쳐 다시 사는 삶!

무릇 '닦고, 조이고, 기름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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