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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개구리밥 떠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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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Nov 30. 2022
개구리밥 하얀 뿌리는 애당초 뭔가를 붙들어 뿌리내릴 마음이 없었다지요. 둥둥둥 떠다니다가 밤이면 소금쟁이 긴 다리에 기대어 찰랑찰랑 잠들면 그만입니다.
별이 다가와 노래를 하고 물방개 몇 마리
장난 삼아 물장구를 치면 화들짝 놀란 개구리 첨벙첨벙 연못에 뛰어들어 여름밤은 왁자지껄 소란스러웠다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뽀가각 뿌가각 개구리밥이야 하얀 뿌리 노를 저어 떠돌 터예요.
오동통 내 너구리 하도 귀여워 물고 빨고 애지중지 노래를 하고, 일요일은 아빠가 요리사 엄지를 추켜세우던 꼬불꼬불 라면 상자 몇 개 얻어다가 거울 앞 바람벽에 세워놓고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지요.
하늘 가득 맴도는 말들이 눈에 띈다면 드잡이에 주먹다짐에다 난리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애틋한 말 몇 마디쯤은 있을 터예요.
"우리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차마 더는 잇지 못하는 작별의 말은 끊겼다 이어졌다 점점이 선으로 날 터예요
. 가을날 벌겋게 날던 고추잠자리처럼 퀭한 눈으로 날 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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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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