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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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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Mar 19. 2023
밤새 뒤척였나 봅니다.
어둠이 미처 달아나기도 전에
두견새가 오지랖을 떨어 울었습니다.
뭔 바람이 불었는지 까치가 울고
벙거진 꽃들이 웃었습니다.
빨래터 아낙네들 흠씬 두드려
빨래를 하고 두들겨 맞은 빨래는
속도 없이 바람에 나부낍니다.
이웃집 사발 몇 개가 쨍그랑 깨졌습니다.
자지러지는 봄날입니다.
두견화가 피었습니다
.
마른
흙바닥에 썼다 지운 이름
반들반들 윤이 납니다.
굽은 산길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하루가 잔뜩 굽었습니다.
杜鵑酒 한 사발에 취했다 나무라지 마셔요.
취하기라도 했으니 견디었구나!
칭찬이라도 해 주셔야지요.
그리움 끝에 두견이가 울고 나도 울어요.
두견화 피는 날 하루는 길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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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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