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이봄


부끄럽다 잔뜩 얼굴 붉혀가며

자꾸만 너는 옷섶을 여미었고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옷섶을 풀어

파고들고 싶었나 보다.


너는 여미고

나는 풀을 터여서

차라리 여민 옷섶에 비로 내렸으면 했다.

처음에는 얼굴에 툭툭 몇 방울의 빗방울로

내리다가 그대 고운 목을 타고 가슴으로

흘러내려도 좋겠다.


때로는 숨결처럼 스미다가

때로는 거칠게 바람으로 불어 옷섶을

흔들었으면 좋겠다.

스미고 파고들어 만나는 너는

여전히 부끄러울 터이지만

마침내 향긋한 너의 살내음

봄꽃처럼 퍼지고....

, 그대 사랑해!

나의 말은 신음처럼 나올 터라서

입술을 깨물어도 소용없겠지.

꽃이 다 지기 전에 봄비로 내렸으면

그래서 너의 마음 깊은 곳에 스며들어

지지 않는 꽃송이 피웠으면 좋겠다.


그대 그리운 날에는

부슬부슬 봄비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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