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봄

by 이봄


億劫의 시간이 있었고

數數萬年의 세월이 흘렀을 때

바위는 쪼개지고 굴러 이름을 바꿨다.

바람이 불었고 비가 내렸다.

천둥이 울고 벼락이 번쩍였다.

산이었다.

바위였었고 돌덩이였다.

작아지고 작아져 마침내 처음이

뭐였는지조차 알 수 없을 때

훅 하고 부는 바람에도 날아올랐다.

도무지 느낄 수 없는 가벼움에

떠밀렸을 때 강이었을까

바다였을까

조가비 하나 숨을 다하고

입을 벌렸다.

억겁의 세월이 쌓이고 수수만년의

시간이 켜켜이 이야기로 부서지는데

찰나의 숨 거두고서 조가비 하나

입을 벌렸다.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햇살 한 줌

그림자 하나 동무처럼 만들더니만

나풀나풀 나비 되었던가.

처음이 뭐였는지 알 수도 없던 날에

쪼개지고 굴러 너를 보았다.

가벼이 날아오를 너를 만났다.

훅하고 바람 불면 너와 나 한껏

숨을 들이쉬고는

너울너울 춤이라도 출까.

바람이 일면 너랑 나 바람이 되자꾸나.

내 안에 너를 품어 억겁의 세월 풀어내자면

처음이 뭐였는지 중요하지 않았다.

돌石 하나 깨지고 굴러

너를 보았다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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