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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 쓰고 떫은 삼시 세끼
맴맴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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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Jul 16. 2023
매미가 울었다.
여름 한철 귀 따갑게 매미가 울었다.
땅속에서 몇 년
굼벵이로 꿈틀대다가
겨우겨우 날개 달고 하늘을 나는 까닭은
암컷과의 사랑이 전부.
보름 남짓 짧은 매미의 삶은 그래서
귀 따갑게 울고 또 운다.
맴맴맴? 맴맴!
보셔요? 제발!
아는 말이라고는 오직 맴맴맴
뜨거운 여름 그보다 더 뜨거운 매미의 고백.
시끄럽다 타박을 마라.
뜨겁고 시끄러워 봐야 보름이다.
느려터진
굼벵이
어쩌자고 떠남은 그리도 빠른 겐지
맴맴맴 목청 쉬게 울고 또 울었다.
보셔요? 보시어요?
매미 같은 사내가 운다.
여름 한철 울다 가는 매미와 뭐가 다를까.
어여쁜 너 눈에 담았으니
부르고 또 부를 밖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노래 부르다가 여름이 지고
풀풀풀 꽃잎 지듯 너도 지고 나도 지고.
매미 울듯 사내가 운다.
은경아? 사랑해!
뜨거운 사랑도 기껏해야 보름 남짓
매미나 사내나
여름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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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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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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