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걸음이
왜 이다지도 느려터지냐고 재촉 않으마.
바람은 또 왜 후덥지근 들러붙느냐고
짜증 섞인 말로 원망하지도 않으마.
그러니 너 하던 대로 너의 걸음으로 걷고
입맛대로 불어도 좋다.
간섭도, 구시렁 입술을 내밀지도 않으마.
그리하여 너의 걸음에 내 걸음을 맞추고
너의 날갯짓에 내 몸을 맡길 터다.
계절의 오고 감이 어디 사람의 것이더냐.
바람이 불고 마는 것도 온전히
너의 몫이 아니더냐.
나 여기 앉아 너희 하는 꼴 얌전히 바라볼 터다.
하지 않으마.
무엇이 됐든, 무엇을 하든 그리 하마.
지켜보다 나 졸거든
툭툭 어깨나 한 번 두드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