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봄 Aug 20. 2023

않으마


너의 걸음이

왜 이다지도 느려터지냐고 재촉 않으마.

바람은 또 왜 후덥지근 들러붙느냐고

짜증 섞인 말로 원망하지도 않으마.

그러니 너 하던 대로 너의 걸음으로 걷고

입맛대로 불어도 좋다.

간섭도, 구시렁 입술을 내밀지도 않으마.

그리하여 너의 걸음에 내 걸음을 맞추고

너의 날갯짓에 내 몸을 맡길 터다.

계절의 오고 감이 어디 사람의 것이더냐.

바람이 불고 마는 것도 온전히

너의 몫이 아니더냐.

나 여기 앉아 너희 하는 꼴 얌전히 바라볼 터다.

하지 않으마.

무엇이 됐든, 무엇을 하든 그리 하마.

지켜보다 나 졸거든

툭툭 어깨나 한 번 두드려다오.

작가의 이전글 내 고향 칠월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