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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Dec 29. 2023

귀밝이술 한 잔


부뚜막 위에 두꺼비처럼 거저 준다고

넙죽넙죽 받아먹을 수는 없는 거야.

그게 福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야.

받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거라면

어쩌면 그 복에 깔려 죽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옛다 복 받아라 던져준다고

웬 떡이냐 받아 들면 곤란할지도 모르겠어.

새해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면

귀밝이술 한 잔에 귀를 씻고서

좋은 말만 듣게 하소서 소원할 테야.

줄 것 하나 없는 내게

어느 누가 아부의 말을 남기겠어.

거짓말 그런 거

사나운 말 입에 올리기 뭣해서

돌려 달래주는 하얀 거짓말 그런 거 있잖아.

그런 거짓말이라도 듣고 싶은 게 소원이야.

정월 대보름날 아직 멀고 멀었으니

그저 오늘이야

강소주 한 잔에다 귓구멍이나 씻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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