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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Dec 29. 2023

어여뻤다


달빛 끌어 덮고 잠들었던 장돌뱅이는 주린 배를 끌어안고 겨우 걸었다. 동산엔 부지런한 해 벌써 걸터앉았다. 풍찬노숙에 주린 장돌뱅이가 퀭한 눈을 감았을 때   등가죽과 뱃가죽이 만나 반갑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속알머리도 없는 놈들.... 겨우겨우 산마루에 올랐다. 마을은 아득하였고 하늘은 샛노랬다. 걸음이 후들거려 주저앉았지만 주먹밥 한 덩이 남지 않았다. 애먼 산길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제기랄 놈의 길 멀기도 하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욕지거리를 했다. 허기진 탓에 뱅글뱅글 하늘이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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