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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지 Oct 18. 2016

누군가의 달링

Thank you, Love


하루 동안 가장 자주 듣는 말이라면 아마 Thank you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뒤를 잇는



Darling, Pretty, Love.



최근엔 이름보다도 자주 이렇게 불리고 있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라도 Darling과 같은 단어에는 애정과 다정함이 담뿍해서 자주 듣는 일은 어쨌든 기분이 좋다. 눈을 마주하고 Thank you, love 하는 말을 들으면 따뜻한 솜사탕 구름을 한 입 베어 문 것처럼 세상이 온통 달큰해진다. 순식간에 후두둑하고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 눈길을 떠올리면 언제고 세상이 참 따뜻하다.






이전에 하던 농장일은 대개 단순 반복 작업인 데다 온전히 혼자 하는 일이어서 몸은 고되어도 정신이 자유로웠다. 일하는 내내 온통 딴생각으로 가득했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념들을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지루할 틈도 없이 하루가 끝났다. 사뭇 새로운 환경 속에서 거미는 언제 잠을 자는지, 왜 어느 날은 흰 달이 뜨고 어느 날에는 붉은 달이 뜨며 또 어느 날은 노란 달이 뜨는지, 파리의 수명은 얼마나 되는지, 밑을 싹둑 자른 듯한 거대한 구름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지, 새들은 밤마다 어디를 향해 날아가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품고 살았다.


반면 카페는 하루 종일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몸과 정신이 함께 바쁘다. 무언가를 하면서도 계속해서 다음에 할 일을 생각하며 순서를 정하고 그에 따라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움직인다. 쉼 없이 사람을 대하고 함께 호흡을 맞추어 일해야 하므로 좀처럼 몽상에 빠질 시간이 없다. 그렇게 온종일 누군가와 부대끼는 사이 어느샌가 번잡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 있었다. 대부분이 금방 왔다 사라지는 뜨내기 관계임에도 매일매일이 사람으로 가득한 하루이므로 요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생각들을 자주 한다. 좋은 사장은 어떤 사람일까? 좋은 손님은 어떤 사람일까? 좋은 직원은 어떤 사람일까? 같은.









 



어떤 위치에서 어떤 방식으로 만나는가와 관계없이

모두가 사람 사이의 일이므로 관계의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그래서

좋은 사람은 좋은 사장이 되고 좋은 손님이 되고 좋은 직원이 된다.

좋은 친구가 되고 좋은 연인이 되고 좋은 동반자가 된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한마디로 정리하기가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그리고 남을 사랑으로 대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해두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생의 끝에선 나 또한 좋은 사람이고 싶다. 스스럼없이 누군가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누구라도 부담 없이 안겨올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맑고 투명해서 두렵지 않은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 따뜻한 온기와 좋은 기운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싸 안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바라는 바와 지금의 나 사이는 까마득히도 멀다.


하지만 나는,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답을 찾는 길 위에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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