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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by 잉지


언제나처럼 비슷한 내일이 돌아 것처럼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다.


과자를 나누어 먹고

영화를 보고

더운 버스를 타고

이야기를 하고

밥을 먹고

오래도록 걸었다.


가기 싫다 말하는 그에게 몇 번이고 가지 말라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아오라고 말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J는 헐렁한 반바지 대신 아저씨를 장착하고선 쿨하게 떠다.












그는 떠나가는 편이 좋다고 했다.

나는 떠나보내는 편이 좋다.


나에게는 떠나는 일보다 보내는 일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언제나 마지막까지 남는 것이 나였으면 했다. 누구도 내 뒤에 남겨두고 싶지 않다. 떠나는 길을 두 손 흔들어 배웅해주는 것이, 허전하지 않도록 지켜봐 주는 편이 좋았다.

그러니 모두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떠나는 그를 배웅할 수 있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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