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라는 이름 앞에서
한 달 반 전, 떨리는 손으로 '발행' 버튼을 눌렀다.
처음 글을 써보게 된 나라는 사람의 하찮은 글에, 100명이나 되는 분들이 공감하고 응원해주실 줄 누가 알았을까. 그 숫자가 화면에 떴을 때, 믿기지 않아 몇 번이나 새로고침을 눌렀다.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동시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함이 스며들었다.
나는 작가가 아니다. 그저 키보드를 두드리는 타자일 뿐이다.
작가라는 호칭은 자칭이 아닌 타칭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작가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너무 부족하고, 너무 겸손해야 할 이유들이 많다. 나는 그저 마음속 이야기를 글자로 옮기는 사람, 키보드 위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사람일 뿐이다.
첫 글을 올릴 때만 해도 '혹시 누군가 읽어줄까?'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다. 글쓰기는 처음이었고, 문법도 어색하고, 표현도 서툴렀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발행 버튼을 눌렀고, 놀랍게도 몇 분이 '좋아요'를 눌러주셨다. 그 작은 반응이 다음 글을 쓸 힘이 되었다.
100명이라는 숫자는 나 혼자 이룬 성과가 아니다.
매번 글을 읽어주시고, 따뜻한 댓글을 남겨주시고, 때로는 공감의 표시로 '좋아요'를 눌러주신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나는 그저 글을 쓸 뿐이었고, 진짜 의미를 만들어주신 건 독자분들이었다. 글은 혼자 쓰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읽어주는 분들과 함께 완성되는 것이었다.
어떤 날은 쓸 말이 없어 빈 화면만 바라보기도 했다. 어떤 날은 써놓고도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는 기다리고 있겠지"라는 생각이 다시 키보드 앞에 앉게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진심을 담으면 전해질 거라는 믿음으로 썼다.
언젠가 '작가'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날이 온다 해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를 겸손한 타자라고 부르고 싶다. 키보드를 두드리며 마음을 전하는 사람, 독자분들과 함께 호흡하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진심이 담긴 한 문장이 더 소중하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잠시나마 쉬어가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 멈춰 서서, "아,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글을. 거창한 메시지보다는 작은 공감을, 완벽한 문장보다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100명의 구독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처음 글을 쓰는 서툰 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셔서, 때로는 응원해주셔서, 때로는 공감해주셔서. 여러분이 있어 오늘도 키보드 앞에 앉을 수 있다.
타자는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린다.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며.
오늘도, 천천히 이어가는 삶의 낙원에서.
#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