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이라도 진심으로
내 생각대로 움직인 적이 있었던가
남이 말하는 것, 남이 가진 것
남이 하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며
나를 초라히 만들지는 않았는가
그냥 하고 싶어서 한 것을
왜 하려고 했는지 구태여
설명, 해석하려 들진 않았는가
겉으로는 괜찮은 척
홀로 있을 땐 혼자
힘들며 울고불고 하진 않았는가
약하면서 약하지 않은 척
강하면서 강하지 않은 척
'척'만 하며 시간보내지 않았는가
지나고 보니
남은건 껍데기 뿐이었다는 사실에
허무감을 느끼거나
자책하지는 않았던가
어차피
남의 인생을 따르다
죽을 운명이라면
나는 뭐하러
내 이름을 받아왔으며
나는 뭐하러
죽어서 이름을 남기려 하는가
사람들은 본래 남의 인생에
별 관심이 없다
내 인생 하나 살기도
바쁘기 때문이다
남의 인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내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시간이
많다는 것이니까
언제까지
남의 인생만 바라보다
이 생을 마감할 것인가
그들의 인생도
나의 인생도
똑같은 인생에 불과하거늘
어찌 인생에
높낮이가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