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두 남자 내 앞을 걸어
간다. 작업복 차림, 때묻은얼굴
필시, 고된 노동 일상된 자의 모
습이렸다. 비틀거리는 품새로보
아 맘껏 양껏 마셨지 싶은데..어
째 분위기 영 우울타..........이상
하고 이상하다.유흥 찬란 이거리
서 어째 그리 우울한가? 뭐에그
리 맘이 상해 고개숙여 걸어갈꼬
더 마실 돈이 없어 우울한가? 짝
이 없어 우울한가? 속절없이 흘
러버린 세월때매 우울한가?벗어
날 길이없는 고된 굴레가 우울한
가? 해답없는 질문들에 답을 찾
아 헤매듯이 우울한 두남자가 땅
을 보며 걸어간다.때마침 보란듯
이 그들 옆에 멈춰있는 비까번쩍
외제차. 열 두번을 세차한듯 몸뚱
이를 번쩍이며, 얌체 마냥 가만서
서 시동켜고 대기한다. 눈을 때리
는 하얀색의 헤드라잇, 신경을 살
살긁는 낮고 거친 시동음. 보란듯
환히 밝힌 실내등에 드러나는, 얌
체 같은 사람 윤곽. 캬악퉸!! 우울
한 남자 하나 보란듯 들으란듯 거
칠게 침을 뱉고 차를 흘끗 바라보
나 눈에 비춰 들어온건 열 두번을
세차해논 차 몸통에 비춰 지는 낡
고 취한 사내 모습. 잠시정적,정적
다시 땅을보며 비틀대고 걸어간다
천천히, 그러나 느리진 않게 두 남
자는 걸어가고,여전히 외제차는감
기걸린 개마냥 그렁이며 가만있다
'불이 빛나는 밤 술에 취해 우울한
두 남자와 그렁이는 개'. 좋다좋아
마 치 예 술 작 품 제 목 같으렸다.
갑자기 욕설이 들려온다.참지못했
는지 참기싫었는지,저만치 앞섰던
남자 하나, 거칠게 욕을 하기 시작
한다.. "개놈의 새끼, 시끄럽게 서
가지고 염병하고 앉아있네. 개새끼
를 콱......" 일을 벌일듯 욕을 뱉는
남자를 다른 남자가 말리지만 상스
런 욕에비해 목소리가 너무작다 그
렁이는 개보다도 작다.그만큼 작다
사소함이다. 유흥가의, 사소함이고
일상의, 사소함이다. 그들의 사소함
이고 또 그렁이는, 개들의 사소함이
고 내 밤 시간의 사소함이다. 두 남
자는 모퉁일 돌아 사소히 사라져 가
고 나도 내 갈길로 사소히 사라져간
다. 그렁이는 외체차도 언젠간 사소
히 사라질테다. 그냥 그랬다.못견딜
건 없다.사소한 일들을 사소히 견디
면 그 뿐인 것이다. 너무 사소해 마
음에 허기가 진다.술을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