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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덕 Go Duck Nov 22. 2024

두 남자


술에 취한 두 남자 내 앞을 걸어

간다.  작업복 차림, 때묻은얼굴

필시, 고된 노동 일상된 자의 모

습이렸다. 비틀거리는 품새로보

아 맘껏 양껏 마셨지 싶은데..어

째 분위기 영 우울타..........이상

하고 이상하다.유흥 찬란 이거리

서 어째 그리 우울한가?  뭐에그

리 맘이 상해 고개숙여 걸어갈꼬


더 마실 돈이 없어 우울한가? 짝

이 없어 우울한가?  속절없이 흘

러버린 세월때매 우울한가?벗어

날 길이없는 고된 굴레가 우울한

가?  해답없는 질문들에 답을 찾

아 헤매듯이 우울한 두남자가 땅

을 보며 걸어간다.때마침 보란듯

이 그들 옆에 멈춰있는 비까번쩍

외제차. 열 두번을 세차한듯 몸뚱

이를 번쩍이며, 얌체 마냥 가만서

서 시동켜고 대기한다. 눈을 때리

는 하얀색의 헤드라잇, 신경을 살

살긁는 낮고 거친 시동음. 보란듯

환히 밝힌 실내등에 드러나는, 얌

체 같은 사람 윤곽. 캬악퉸!! 우울

한 남자 하나 보란듯 들으란듯 거

칠게 침을 뱉고 차를 흘끗 바라보

나 눈에 비춰 들어온건 열 두번을

세차해논 차 몸통에 비춰 지는 낡

고 취한 사내 모습. 잠시정적,정적

다시 땅을보며 비틀대고 걸어간다

천천히, 그러나 느리진 않게 두 남

자는 걸어가고,여전히 외제차는감

기걸린 개마냥 그렁이며 가만있다

'불이 빛나는 밤 술에 취해 우울한

두 남자와 그렁이는 개'. 좋다좋아

마 치 예 술 작 품 제 목 같으렸다.


갑자기 욕설이 들려온다.참지못했

는지 참기싫었는지,저만치 앞섰던

남자 하나, 거칠게 욕을 하기 시작

한다.. "개놈의 새끼,  시끄럽게 서

가지고 염병하고 앉아있네. 개새끼

를 콱......"  일을 벌일듯 욕을 뱉는

남자를 다른 남자가 말리지만 상스

런 욕에비해 목소리가 너무작다 그

렁이는 개보다도 작다.그만큼 작다


사소함이다.  유흥가의, 사소함이고

일상의, 사소함이다. 그들의 사소함

이고 또 그렁이는, 개들의 사소함이

고 내 밤 시간의 사소함이다.  두 남

자는 모퉁일 돌아 사소히 사라져 가

고 나도 내 갈길로 사소히 사라져간

다. 그렁이는 외체차도 언젠간 사소

히 사라질테다. 그냥 그랬다.못견딜

건 없다.사소한 일들을 사소히 견디

면 그 뿐인 것이다. 너무 사소해 마

음에 허기가 진다.술을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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