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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Oct 03. 2022

진짜 광기의 삶? 에너지 절약 모드입니다

사는 게 일이고 일이 삶이니까

저는 자주 지쳐있고 자주 지겹습니다. 우스운 소리가 아니라 오래 누워있어야 합니다. 일주일에도 몇 번 아니 하루에도 몇 번은 왜 살아야 하는지, 그냥 내 존재가 사라졌으면 합니다. 다들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제 주변에 그런 사람이 많으니까.. 근데 다들 그런 건 아니고 하더라고요. 그러든 말든, 머리에 드는 생각을 맘대로 조절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지만, 몰라도 살아야 하므로 현재에 집중합니다. 사는 재미를 붙이고 당장 기분이 좋아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자주 눕고 또 푸념하고 겨우 일어서서 정돈하고 자리를 잡고 선언적으로 말하고 연극하듯 행동합니다. 누워서 안될 이유를 되뇌다가 끝내 일어나서 하는 일들은 대체로 그렇습니다. 매번 어려운 마음을 갖고 나아가므로 조금이라도 여유롭고 힘이 있는 내가 나를 돕기 위해 삽니다. 덜 외롭고 덜 힘들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할지 고민합니다. 그게 나를 살리는 일이고 내 옆에 있는 나 같은 이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 좋아도 할 만한 일이지만, 딱히 저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누군가도 기뻤으면 합니다. 그렇게 타인을 위하듯 스스로를 위하는 법을 익힙니다.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것이 이어져있어요. 일, 삶, 관계, 사회..... 복잡하게 얽힌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분류하고 정리하면서 나아지기를 바라봅니다. 그러다가도 다 옹송그리고 다닥다닥 붙어버려요. 오늘 구구와 이야기를 하는데, 저 보고 진짜 광기래요. 웃기더라고요. 근데 맞는 말 같기도 하고요. 겉으로 보기에는 즐거워 보이고 신나서 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물어보면 끙끙거리고 오만 생각을 다하고 있다고요. 앞으로의 계획을 조금이라도 물어보면 우다다 쏟아낸다고요. 종일 그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처럼요. 사실이에요. 그럼 저는 찐 광기일지도 몰라요. 사는 게 일이니까. 일하는 게 삶이니까. 해야 하는 이유는 얹고 얹어서 한 번에 해결하고 싶었었나 봐요. 지금 하는 일이 결국 사는 일이니까. 그렇게 지겨워하면서도 결국에는 움직이는 이유는 그거예요. 순식간에 내 존재가 사라진다던가, 이 삶을 그만 둘 수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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