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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용 Aug 08. 2019

사랑의 양극화 시대

5G  시대의 사랑과 짝짓기

 


2019년은 달착륙 50주년이다. 그때 착륙선 궤도를 계산한 ‘아폴로 가디언스 컴퓨터’의 무게는 32kg이었다. 지금 우리는 그 기계보다 훨씬 계산 성능이 좋은 200g 안팎의 스마트폰을 쓴다. 그걸로 뭘 할까? 딘이 대답한다.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 하네" 인간은 연결된 채 사랑받고 싶어한다. 기술이 발달해도 욕망이 발달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알고리즘 관련 기술이 점점 많이 쓰인다. 세상의 일들을 수치화한 후 그 그 수치들을 이용해 필요한 데이터 값을 계산한다. 이 기술이 인간의 연애와 겹쳐지면 어떻게 될까? 


인스타그램 사용 패턴을 바탕으로 당신과 잘 어울릴 만한 상대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치자. 당신이 좋아요를 누르거나 계정에 방문한 남자의 데이터를 유추해 당신의 잠재 이상형을 알아봐준다. 기술은 인간의 수요가 있어야 퍼진다. 사랑과 짝짓기 욕구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수요다. 빅데이터 기반 알고리즘 기술은 멀지 않은 미래에 연애 관련 산업과 결합할 것이다.


짝 찾기 알고리즘은 변수가 너무 많다. 디지털 활동의 어떤 변수를 모아서 어떻게 함수로 만들어야 ‘A씨와 B씨가 잘 될 것 같다'는 확률값을 도출할 수 있을까? 알고리즘 설계자의 의도가 ‘실패 회피'라면? 얼굴은 잘 생겼지만 당신을 거절할 것 같은 사람을 알고리즘이 거를 지도 모른다. 이런 기술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까?


현대 사회는 인간대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점점 값비싼 것으로 만들고 있다. 믿음직한 대인관계라는 게 너무 비싸져서 인터넷 속의 알고리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사랑도 양극화할 것이다. 우수한 유전자와 안전한 환경과 문제 없는 성장이라는 최상급 행운을 가진 사람들은 상관없다. 자신과 비슷한 최상급 행운아 친구의 소개를 받거나 좋은 파티에 가서 자신의 짝을 만나면 된다. 하지만 우리같은 보통 사람에게는 알고리즘만이 선택지일 것이다. 자영업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스타그램을 여는 것처럼. 


딘이 또 노래한다. “관둘래/이놈의 정보화시대.” 아니, 우리는 그만둘 수 없다. 알고리즘 속에서 시간 낭비를 할 수밖에 없다.





패션잡지 <W>에게 의뢰받아 제작한 원고입니다. '가장 보통의 미래 연애'라는 기획이었습니다. 이런 원고는 평소의 저라면 하지 않을 생각인데 제안이 들어와서 하게 되는 거라 더 신선하고 재미있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찾고 배워 가면서 하게 됩니다. 이 원고를 의뢰받을 때쯤 알고리즘에 대한 책을 읽던 중이라 그 내용을 좀 참고했습니다. 딘 씨의 '인스타그램' 가사는 시대상의 반영으로 오랫동안 남을 거라 생각합니다.



ⓒNASA


50년 전 인류를 달로 보낸 수식을 계산한 아마존 가디언스 컴퓨터입니다. 제 마음 속의 메인 이미지는 이것이었습니다만 이 이미지로는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아 딘 씨의 이미지를 맨 위로 올렸습니다. 별 수 없이 저도 알고리즘의 노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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