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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윤 May 22. 2023

수많은 클로버들 사이에서


저기 저 언덕 위 망한 호텔 있잖아

내가 인수해서 운영하고 싶어

조용한 잠을 자게 해주고

여름이면 합주부 들을 불러다

뿌뿌 나팔 소리를 듣고 싶어

틀린 부분을 틀리고 또 틀리고

기어코 성공해서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고 싶어

잔디에 앉아 나뭇잎을 읽고 싶어

지천에 깔린 토끼풀을 꺾어다

토끼에게 고 싶어

복도마다 다른 그림을 걸고

촌스러운 쇼파가 놓인 로비

짧은 원피스를 입고 아있고 싶어

겨울이면 불을 피우고

테라스에 서서 찬바람을 맞고 싶어

하지만 하얀 침구 정리는 아무래도 귀찮지

그래서 못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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