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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윤 Jul 21. 2023

선셋모먼


초콜릿에 물기가 서

서로의 앞에 놓인 차가

검붉어지거나 선홍빛이 되는 것


먹지도 않을 음식들을

작은 스푼으로

잘게 잘게 부수고


너의 지난 생일을 축하한다


우리를 비추는 가로등 불빛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흔들리고


애초에 흘리지 않을 눈물방울들

발밑에 애꿎은 열매만 지그시 밟는다

대신 터져 나오는 슬픔이 바닥 얼룩


분홍 하늘 하양 색색의 블라스트

이내 마음은 소용돌이쳐

채워지는 회색의 변덕


그럼에도 지는 해는 잡을 수가 없

떠나간 자리는 그에 있기 전보다 선명하

우리는 붉기도 푸르기도 한 하늘 아래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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