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백신을 맞아야 돼서 조퇴를 하였다
작년의 여름은 훌쩍 가고
2월이 되었네
그토록 사고 싶었던 향수를 시향 해보니
영 아니다
이제 봄이니까 바닐라 우디는 아니야
새신도 신어보고
가방도 열심히 들어본다
당장이라도 살 것처럼
건물 밖으로 나와 햇빛과 바람을 맞으니
긴 시간 내 무슨 사이즈와 컬러를 선택할지
고민한 시간이 부질없게 느껴진다
유명하다는 베이커리 가게에 들러
디저트를 사서 나오고
책방에 들러 읽고 싶었던 책을 산다
스콘을 쪼개드리고
차를 대접받았다
민폐 아닌 민폐
차의 향이 좋다
식을수록 맛이 셔진다
옆 테이블의 타투이스트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녀의 눈이 반짝거린다
그에 반해 나는 자꾸만 한숨이 새어 나오는
시든 얼굴
나의 눈은 더 이상 반짝이지 않는다
사무실로 데리러 왔는데
진즉 자리에 없는 나에게 연락이 온다
고마운 연락이다
침대에 누워 산 책을 마저 읽는다
생각보다 몸상태가 좋지 않다
배달앱 리뷰와
고지서 납부
가스 사용량을 적는 것
선물 받은 기프티콘 연장
모두 숙제마냥 버겁다
지금 제일 원하는 것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있는 힘껏 힘차게 들이켜고 싶다
세게 빨아들여 볼이 얼얼할 정도로
급하게 마셔 속이 꼬일 정도로
봄이 오기 전에 겪는 가벼운 진통
몸이 아프니 콜라에서 부루펜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