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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윤 Mar 27. 2022

봄을 기다리는 나목

3차 백신을 맞아야 돼서 조퇴를 하였다
작년의 여름은 훌쩍 가고
2월이 되었네


그토록 사고 싶었던 향수를 시향 해보니
영 아니다
이제 봄이니까 바닐라 우디는 아니야


도 신어보고
가방도 열심히 들어본다
당장이라도 살 것처럼


건물 밖으로 나와 햇빛과 바람을 맞으니
긴 시간 내 무슨 사이즈와 컬러 선택할지

고민한 시간이 부질없게 느껴진다


유명하다는 베이커리 가게에 들러 

디저트를 사 나

책방에 들러 읽고 싶었던 책을 산다


스콘을 쪼개드리고
차를 대접받았다
민폐 아닌 민폐


차의 향이 좋다
식을수록 맛이 셔진다


옆 테이블의 타투이스트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녀의 눈이 반짝거린다


그에 반해 나는 자꾸만 한숨이 새어 나오는 

시든 얼굴

나의 눈 더 이상 반짝이지 않는다

사무실로 데리러 왔는데
진즉 자리에 없는 나에게 연락이 온다
고마운 연락이다


침대에 누워 산 책을 마저 읽는다
생각보다 상태가 좋지 않다

배달앱 리뷰
고지서 납
가스 사용량을 적는 것
선물 받은 기프티콘
모두 숙제마냥 버겁다

지금 제일 원하는 것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있는 힘껏 힘차게 들이켜고 싶다
세게 빨아들여 이 얼얼할 정도로
급하게 마셔 속이 꼬일 정도로

봄이 오기 전에 겪는 가벼운 진통

몸이 아프니 콜라에서 부루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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