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은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예상과 다른 결과에 아직까지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아무렇지 않다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현실은 그런 사정 따위 기다려주지 않는다
쏟아지는 일감들, 염치를 모르는 요구들,
끝없는 일 미루기와 인신공격, 한없이 다른 사람을 무시하며 채워지는 어떤 이들의 자존감
시간이 흐를수록 여유로워져야 되는데 전혀 아니다
그만큼 다 돈으로라도 돌려받으면 좋겠지만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왜 힘든 사람만 더 힘들어질까
그 어떤 자그마한 행운 하나
우연히라도 혹여 실수라도 오지 않는다
내 인생에 거저 주어지는 것은
수많은 걸림돌과 장애물들
가까스로 버티는 나를 끝끝내 무너뜨릴 모양인지
집요하게 다른 시련들이 주어진다
이것만 끝내면, 이 시기만 지나가면
평일이 끝나면,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진짜 인생이 시작되리라 믿었지만
이제야 내 인생 정중앙에 서있음을 목도해버린 것이다
젊은 영혼은 애처롭다
하루는 내가 울고
다른 하루는 너가 운다
품었던 진심과 간절함은 안쓰러워진다
이 마음도 머지않아 빛을 다하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그 빛을 아직은 꺼버릴 수 없기에
늘 그래 왔듯 어린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