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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윤 Aug 02. 2022

휴가 둘째 날


안개 자욱한 산속을 걸어  땀 들러붙는다

습한 산길은 뿌옇고 차분하다 그래서 조금 더 깊고 서서히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

해탈교를 지날 때 해탈이라는 말에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 순식간에 인상이 구겨지며 북받쳐 올랐다

절을 하기 위해 법당에 올라서 눈물만 안 흘렸지 누가 보면 청승이다 싶을 정도 그때 든 생각은 '내가 그렇게 욕심이 많았나, 그렇게 어리석었나'

그다음 절은 한숨이 새어 나왔고

그다음 절은 손가락으로 세가며 가족의 

마지막 절은 14세기에 만들어진 금동불상 앞에서 '결국에 나는 용감하니까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였다 절을 마치고 안내문을 읽어 보니 위 보살은 관음보살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고통을 걷어가는 보살이라 한다(......) 황급히 법당에 올라 더 이상의 고통은 주지 마시라 다시 빌어본다 

다시 해탈교를 건넜을 때 마음은 전에 비해 확실히 후련해져 있었다



물은 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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