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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퇴근 말고 퇴사했습니다.

오늘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습니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가 아주 퇴사하기에 좋은 날이었습니다. 쓸쓸하기도 하면서 집에 가면 따듯한 가족을 만날 수 있어 괜찮은 날이었습니다. 회사를 옮겨본 경험은 몇 번 있습니다만, 퇴사를 하는 날 당일은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선후배님들로부터 문자나 전화도 많이 받았습니다. 부동산업계에서 이직은 흔한 일이지만, 주요 관심사는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게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갈 곳을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놀라긴 했습니다. 어떤 분은 '여자 친구와 회사는 미리 정해놓고 헤어지는 것'이라 명언까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럽다는 분, 새로운 회사를 알아봐 주겠다는 분, 함께 일하자는 분까지 따듯한 말과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아서 마음이 따듯해진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연락이 잘 닿지 않던 선후배님들로부터 전화도 받고 서로 안부를 물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던 동료분들이 제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해 주었다는데 더 감사할 따름입니다. 떠나는 사람은 가볍게 가지만 남아있는 사람은 당분간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함께 일하던 팀원들에게는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욕하는 사람보다 응원해 주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나이가 40이 넘어 퇴사를 하는 것을 사람들은 위험하게 생각합니다. 직장이라는 공동체가 주는 안정감과 급여라는 경제적 이익이 없어진 다는 공포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사 서류를 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사는 게 과연 잘 사는 것일까?



지난 시간보다 연봉은 올라갔고 그에 맞춰서 삶의 기준과 소비 습관이 자리를 잡았는데, 그걸 바꾸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물론 혼자 사는 게 아니기에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며 이번 회사의 마지막 퇴근길을 걸어갔습니다.


퇴사를 하면서 당분간 쉬기로 했습니다. 아마 길어야 한 달 정도일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할 게 너무 많습니다. 이것저것 궁리했던 것들을 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이 시간 동안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거나 저녁 잠들기 전에 잠깐 블로그에 글을 쓰고,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있어도 제대로 집중을 못 했는데 이제는 잠시나마 그동안 미뤄두었던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잠시나마 해보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한 마음입니다. 블로그 어투도 바꿔 보려 합니다. 그동안은 딱딱했던 말투였는데 그냥 편안하게 글을 써볼 예정입니다. 


이번 퇴사를 기점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앞두고 일주일 동안 만난 사람들이 저에게 많은 가르침과 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대로 한 달간은 열심히 활동하고 깊이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보려 합니다. 


사람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분명 이번 퇴사가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해봤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시험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분명 그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퇴사 당일 블로그에 오늘의 생각과 감정을 적어봅니다.  


잠시 쉬는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앞으로 제 블로그에 더 좋은 콘텐츠와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함께 다 잘 되는 거니까요. 많이 응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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