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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팀워크는 돈으로 살 수 없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더 나은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 부동산 업계도 마찬가지다. 좋은 인재를 위해서 더 많은 돈을 쓴다. 최근 부동산업계에 사람이 많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는다. 부동산 관련 거래도 늘어나고, 새로운 회사를 만들 수 있는 여건도 많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이 귀해졌다. 덩달아 부동산 전문 인력들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성과를 내고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경험과 팀워크가 중요하다. 하지만 경험과 팀워크는 돈으로 살 수가 없다. 외부 컨설팅과 자문을 받으면 될 것 같지만 한계가 있다. 그래서 회사는 인재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더 나은 조건으로 스카우트를 해온다. 그렇게 회사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과 팀워크를 사람을 통해 채워 넣는다. 부동산 회사의 영업과 운영에 있어 사람은 마치 연료와 같다. 좋은 연료가 있어야 매연도 덜 나오고 엔진의 효율도 높아진다. 물론 회사인 엔진 자체가 튼튼하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공산품을 만들어 내는 제조업이 아니라 정보를 이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게 부동산업의 대부분이다. 결국, 사람이 만들어내는 경험과 팀워크가 부동산 회사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경험과 팀워크로 인해 부동산업계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서로 연결된 몇 가지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한다.

외국계 회사의 채용
외국계 회사는 대부분 경력직을 채용한다. 과장하면, 내일 당장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뽑는다. 가르치고 성장시켜 조직을 키워나가는 방식이 아니다. 능력 있는 사람을 스카우트해서 용병으로 쓰는 게 마치 외인부대라고 할 수 있다. 경력직을 뽑는 것은 그 사람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다. 인재를 발굴하여 성장시키는 비용 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연봉을 더 주고 사람을 끌어온다. 외국계가 신입을 많이 뽑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신입을 뽑더라도 인턴 제도를 활용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필요할 때만 쓰는 방식이다. 합법적인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외국계 회사는 대부분 지사 형태가 많다. 고정 인력을 많이 둘 수가 없다. 인건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사 운영에서 정직원을 많이 두는 것은 부담이 된다. 그래서 최소의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기를 원한다. 때에 따라서는 직원처럼 일하지만 개인 사업자 형태의 컨설턴트 계약 형태로도 고용을 한다. 정직원은 아니기에 경영 환경이 바뀌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그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을 활용한다.

팀원이 통째로 이직
부동산 업무는 대개 팀 단위로 일을 한다. 임대팀도 그렇고 자산 관리팀도 그렇고 매입 매각 팀도 비슷한 형태다. 혼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부동산 업무의 특성상 협업은 필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고 또 다른 사람과 협조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물론 혼자 할 수 있지만 신속하지 못하고 효율도 낮다. 그래서 팀으로 일하는데 그러려면 당연히 팀워크가 좋아야 한다.

최근 부동산 업계를 보면 팀원이 통째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함께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사람들이 회사 이름을 바꿔 일한다. 내일 당장 다른 회사로 가도 일을 할 수 있다. 기존의 클라이언트도 팀이나 사람을 보고 일해 왔고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도 일정하게 유지된다. 상도의에 어긋날 수도 있겠지만, 운영하는 상품을 들고 가는 사례도 있다. 팀이 전체로 옮기면 회사도 팀도 손실이 적다. 그만큼 좋은 팀워크를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되는데 팀이 오면 그런 보이지 않는 비용이 줄어든다. 팀도 회사도 서로 윈윈한다.

경험이 곧 연봉
부동산 업게에서는 경험이 연봉이 된다. 입사를 할 때는 변별력이 없었지만 일하면서 무슨 경험을 쌓고 어떤 일을 했냐에 따라 내 몸값이 달라진다. 회사는 그 사람의 가치를 무슨 경험을 했는지에 의해 판단하고 연봉에 반영을 한다. 경험과 이직을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 연봉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은 이직의 기회가 더 많고 그렇게 이직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된다. 한곳에 계속 머물고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지식이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잦은 이직 이력이 회사의 충성도를 떨어뜨린다는 생각은 옛말이다. 사실 회사도 처음부터 종신 고용을 생각하고 사람을 채용하는 곳은 거의 없다. 그냥 문제없이 오래 다녀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좋은 팀과 현장 경험
부동산업계에 있으면서 좋은 팀을 만나는 것은 행운에 가깝다. 나이와 성별, 학력, 성격이 다른 사람들이 조화롭게 일할 수 있게 될 확률은 매우 낮다. 그렇게 좋은 사람들과 있으면 서로 배우는 것도 많고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다. 회사 생활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따라서 회사를 이직할 때 많은 판단 요소가 있겠지만 그 팀의 구성 인력을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봐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 좋은 대기업의 좋은 프로젝트여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별로면 다른 것도 다 싫어진다.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문제를 일으킨다. 

커리어 관리 측면에서 보면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좋다. 특히, 주니어 때는 사서 고생을 해볼 필요도 있다. 이곳저곳 다 굴러보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다해보려고 노력하자. 나이가 들면 에너지도 떨어지고 도전의식도 감퇴한다. 또, 나이가 많아지면서 창피해서 못하는 일들도 늘어난다.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에 집중하도록 하자. 일의 난이도나 고상함 따위는 버려두고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시각을 바꿔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 보상받을 수 있다. 남들은 해보지 못한 나의 경험치가 되기 때문이다.




경험과 팀워크는 돈으로 살 수 없다. 그래서 회사는 돈을 들여 전문가의 경험을 산다. 내 것이 될 순 없지만 내 것처럼 고용관계를 통해 사용하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 이직이 잦은 이유도 이런 구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능력과 경험과 그리고 좋은 팀워크를 가진다면 아쉬울 게 없다. 하는 일을 그냥 다른 곳에 가서 하면 되기 때문이다. 회사에 휘둘리지 않아도 된다. 최근 뉴스를 보면 파격적인 인센티브 플랜을 제시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인센티브 지급을 미루거나 줄이는 회사가 종종 있었다. 바보가 아니고야 그런 식의 운영을 하면 인재는 떠난다. 그럼 회사는 경쟁력을 잃어버린다. 예전에는 선택의 폭이 좁았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어 이런 현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회사의 철학과 문화가 중요하다.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주고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환경이 곧 경쟁력이다. 최근의 공유 오피스 관련 회사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한 측면에 이런 요소들이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숨 막힐 듯 답답한 회사 내 의사소통 방식, 새로운 생각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가는 곳들이 많다. 반면, 자유롭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일할 수 있고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공유 오피스의 문화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그런 곳으로 인재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돈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문화도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

새로운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인력 시장에 진입하는데 기존의 고루한 문화로는 그들이 견디기가 어렵다. 굴러들어온 인재도 나가게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부동산업계에 변화가 일었으면 좋겠다. 개인의 성장이 회사의 발전이 되고, 그 사람들이 함께 뭉쳐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한다. 개개인을 소모품이 아닌 함께 하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신뢰할 수 있는 그런 부동산 회사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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