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뜨고안달 난 내 마음
버섯 편지
전에 한번 말씀드린 거 같은데요. 제게 버섯 사진을 보내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버섯 사진을 어디서 찍었는지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이름표만 붙여서요. 30여 년 전 처음 만났을 때도 꽤 오랜 시간 버섯, 야생화, 토종식물 등을 찾아 산을 헤맸으니 사진 이력이 30년은 훌쩍 넘었을 겁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우리 땅에서 자란 토종 종자를 갈무리해 국가자산으로 만들고 늦깎이 공부를 해 이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새로운 버섯을 찾아 나서는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20장 남짓의 버섯 사진을 보내주는 걸 보면요.
단 한 글자의 사연도 없이 툭하니 날아온 담백한 버섯 편지. 카톡을 통해 제 손에 들어온 버섯 사진을 보는 순간 제 마음은 들뜨고 안달이 납니다. 어디에서든 터를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버섯이 주는 메시지 때문에요. 버섯은 제게 큰소리로 말합니다. "지나간 어제의 이야기에 갇히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되는 너의 이야기에 집중하라"고요.
어제 vs 오늘
2021. 2.17. 지리산 눈 맞은 진달래 (친구가 보내준 사진)
올 2월 17일 친구가 보내준 사진입니다. 찬 눈을 뒤집어쓴 지리산 진달래가 제 마음에 '열(熱)꽃'을 피웠습니다. 어제의 시간에 갇히지 말라고요. 어제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기 때문에 아무리 용을 써도 바꿀 수 없다지요. 또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걱정할 필요가 없다지요. 그러니 오늘에 집중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제 삶의 시작점은 바로 지금. 제 삶이 끝나는 날, 제 삶은 어떤 꽃일까요?
1회용 '오늘 교통 카드'
신(神)이 하루 동안만 쓸 수 있는 이런 1회용 교통 카드를 준다면 어디를 가실 건가요?
저는 엄마가 계신 하늘에 잠깐 다녀오고 싶어요. 만나서 꼭 껴안고 "키워줘서 고마워. 힘들게 해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어요.
마음이 피곤하면
기대었던 내 사람
마음이 슬플 때도
눈물을 받아준 사람
당신 없이도 꿋꿋하도록
오늘도 큰 힘을 주는
내 사람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