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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길숙 Jul 14. 2021

티눈 그리고 향일초(向日草)

티 눈        -박길숙


내가 몸으로만 선택한

사랑이

하나 있습니다.     


내 목숨 끝까지

한없이 차오르는

당신 설움

내게로 와서

어느덧 내 살빛이 되요


그대 맨발로 오시기엔

한없이 불편한

내 삶의 언저리

불볕에 달구어진 내 자갈밭을

용케도 건너 온 당신


오시면서 불어주신

낮은 휘파람 소리     

내 생애

거친 지문 옆에서

들꽃으로 핍니다.                                                                   


향일초 (向日草)  


나 이제 그만

숨 가쁜 쉼표 멈추고

니 안에 들고 싶어     


그러다 보면

내 가비얀 한 생애

저 가라앉은 바위를 흔들어

鶴으로 날게 할 그런 날도 있을 거야.     


참 이상하지

늬 품 안에서 보면

여린 풀잎도

바위보다 힘이 세

  

아, 이것 봐!

늬 품 안 언저리에

흐드러진 능소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눈물의 合房

가만히 포개어 둔

살빛

살내음      


해 뜨는 동편으로만

한사코 몸을 트는

내 살 뿌리 살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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