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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길숙 Nov 08. 2021

이명희 이야기 (7)

내 동생 휴대폰은 꿈을 찍는다

거목 천사 명희가 사는 함평, 그 동네 논은 최신식 고성능 필터다. 먼지는 걸러내고 맑은 공기만 통과시키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연필터를 내 동생 명희는 참 잘 찍어 보낸다. 꿈을 찍는 사진사 이명희.



우리 마음에도 천연 필터가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는데, 명희가 미움은 걸러내고 사랑만 통과시키는 천연 필터를 보내주었다. 미움을 걸러내니 내 속이 텅 비었다. 툭 쳐보니 북소리가 들린다. 북은 속이 비어야 소리가 난다는 걸, 명희가 보내준 함평 들을 보고 비로소 깨달았다.



미움 걸러내 텅 빈 가슴을 명희가 보내준 톡 쏘는 갓김치로 채운다. 후줄근해 괴로웠던 마음을 하늘 같은 밥으로 물갈이하고 나니 , 내 맘에서도 맑은 물소리가 들린다. 오늘 밤 은하수가 같이 흘러보자고 보챌 것 같다



명희 핸드폰은 백만 불짜리인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나 고운 <꿈>이 찍힐 리 없지 , 명희야, 고운 꿈 보내줘서 고마워~~ 고운 꿈은 겨울이 와도 시들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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