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과제

한국 주식시장의 과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4 지배구조

기업의 주주 환원 정책을 바탕으로

by 박주혁

2-2)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이 지배구조가 문제가 되는 이유로는 대주주의 지배력 과다와 지배구조 개선 노력 부족이 존재한다.


첫째, 대주주의 지배력 과다이다. 물론 기업 경영에 있어서 의결권은 주식의 수에 따라 차등적 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한국에 경우 대주주가 기업의 지배력을 과도하게 보유하는 구조로 소위 “재벌 중심의 소유 및 경영 체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지배 구조는 지분 구조 비대칭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스크린샷 2024-12-27 003631.png [그래픽] 순환출자 예시

한국의 대주주는 순환출자, 상호출자, 특수목적법인(SPC)등의 구조를 활용하여 자신의 소유 지분보다 더 큰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지분 구조의 비대칭성 문제가 존재한다. 이는 곧 대주주가 적은 돈으로도 계열사 전체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재벌 체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주주가 A 회사의 주식 10%만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만약 이 A 회사가 B 회사의 주식을 50% 가지고 있고, B 회사가 C 회사의 주식을 50% 가지고 있다면, 대주주는 B, C에 대한 주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배 구조의 연결고리(순환출자 또는 계열사 소유)를 통해 두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결과론적으로, 대주주는 적은 투자로도 많은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이해관계가 기업 전체 의사결정을 좌우하게 되면서,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는 상대적으로 무시당한다. 위 사례로 비교해 보면, B와 C 회사 투자자 같은 경우, 자신들 또한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A회사 주주들의 판단 아래에 묶여 권리행사를 못 하는 셈이다. 이는 곧 기업 가치의 하락과 투자 매력의 감소로 이어진다.


둘째, 지배구조 개선 노력 부족이다. 기업들은 위와 같은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나 이를 개선하려는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충분하지 않아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이러한 면모는 여러 요인을 통해 나타나는데, 주요 요인으로는 이사회 독립성 부족이 존재한다.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의사결정 및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할 권한을 갖는 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주식회사의 필요 상설 기관이다. 이사회의 중심 역할은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경영진을 감독 및 견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이사들은 대주주와 분리되어 실질적으로 독립적인 감시와 견제를 이루어야 한다. 회사는 이러한 독립성을 갖추기 위해 사외이사 를 이사회에 참여시켰다. 2017년에 이루어진 “사외이사, 독립이사 그리고 기업가치: 한국과 미국의 비교연구”에 따르면 이사회 규모는 한국이 평균 6.21명, 미국이 9.13명이고 한국기업의 사외 이사 비율은 44.75%로 미국의 독립이사 비율 78.84%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다. 이는 곧 이사회의 본질인 독립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2000년대 들어 한국에서 이사회 제도가 꾸준히 개선안들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의 노력 부족이 보이는 면모이다.



출처

정재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이사회의 역할」, 『한국ESG기준원』, 2007.03.04, 총3쪽.

이창민·석우남, 「사외이사, 독립이사 그리고 기업가치: 한국과 미국의 비교연구」, 『한국비교경제학회』, 총5쪽.

최실근, 「기업지배구조 우수 상장법인의 사회적 책임경영 실태와 시사점」, 『한국ESG기준원』, 2009, 총17쪽.

김병수·김범진·임혜린 기자. (2012). 주요 재벌 그룹의 순환출자 유형[그래픽]. 매일경제. https://www.mk.co.kr/economy/view.php?sc=50000001&year=2012&no=217485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국 주식시장의 과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3 주주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