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마저 육아를 응원하고 있나봐
나의 모성애가 하늘을 찌른다 해도 예전 우리네 엄마들처럼 기저귀 천을 떼다가 삶고 빨아 사용할 미친 용기는 없다. 80년대 중반. 친정 엄마는 나를 키우면서 동대문에서 기저귀 면을 떼어다가 매번 삶아 썼다고 한다. 그 당시 기저귀는 비싸기도 했지만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아기 엉덩이에 발진이 나는 건 부지기수였다고..
하지만 기저귀는 진화했고 여름용, 겨울용 등등 종류도 사이즈도 다양하고 손가락 클릭 몇번이면 해외에서 천연 솜으로 만든 비싼 기저귀도 공수해서 사용할 수 있다.
상상할 수도 없다. 어떻게 천을 매번 빨아 기저귀로 사용했을까? 보통 하루에 8~10개 이상의 기저귀를 사용하고 신생아 시기에는 하루에 20개 이상을 쓸 시기도 있는데 말이다.
그걸 매번 삶고 빨아 썼을 80년대 세대의 엄마들을 생각하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할 수도 없다.
처음엔 편안함만 쫓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 가재수건 만큼은 매번 빨아 쓰겠노라 다짐했었지
물티슈를 최대한 쓰지않고 엄마가 시도해볼게. '아기 엉덩이와 얼굴 닦을 때 만큼은 가재수건으로 닦아주리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결국은 물티슈에 손이 간다. 물티슈 없는 육아는 생각할 수 없는 게 현실.
처음에 물티슈를 사용해 아이 몸을, 아이의 엉덩이를 닦는다는 게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아이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물티슈를 톡톡 뽑아 사용하는 것이 정말 낭비라고 느껴졌다. 아무리 저렴한 물티슈를 구입한다고 해도 1500원에 60장이면 한 장에 약 20원이니, 톡톡 쓸 때마다 20원씩 훅훅 날아가는 느낌.
'이게 한 장을 뽑으면 100원을 쓰는거다...' 라는 생각에 되도록 최대한 아껴 썼다. 집에서는 거의 쓰지 않으려했고 외출할 때만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 물티슈는 이미 육아를 물론 청소까지 도와 주고 있지.
요즘 물티슈는 다양한 기능을 겸비하고 있다. 나의 멘탈을 부여잡아 주기도 하지.
맞아. 그래. 정말 맞는 말이야.
엄마라는 사실만으로는 아이를 잘 키울 수 없구나.. 엄마 스스로의 마음을 맑게. 만들어야 하는구나.
아이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나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겠구나..
육아가 힘들고 집안일도 끝이 없고, 아이도 밉고 만사가 짜증날 때가 종종 있다.
몸도 작은 너는 어쩌면 그렇게 온 집안을 끊임없이 어지르고 있니? 또 물티슈를 쭉 뽑는다.
육아책보다 낫구나. 물티슈의 구절이 귀에 박힌다. 나 정신차려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