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안팎으로 육아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서울 근교 박물관으로 산책을 나섰다.
주말 저녁이라 한두 명의 사람이 있었을 뿐. 나와 아기뿐이었다.
"뿌지직~~" 아기가 기저귀에 대변을 봤다.
주말 오후 6시가 넘어 박물관이 모두 문을 닫은 상황. 옆 건물, 카페도 모두 영업을 하지 않았다. 어쩌지..어쩔 수 없이 박물관 앞에 널찍한 돌 의자 위에 포대기를 깔고 아기 기저귀를 갈았다.왠지 교양 없는 행동 같아서 눈치가 보였다. 서둘러 주위를 정리하고 자리를 옮겼다.
나 혹시 맘충 같았나?
아이를 가지고 주위에 민폐를 끼치는 무개념 엄마를 일컫는 말.. 맘충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고 싶지 않지만,소수의 엄마들의 비상식적인 행동 때문에 많은 엄마들이 외출할 때 눈치를 보게 되는 게 안타깝다.
몇몇의 무개념 엄마들을 제외하고는 99.9%의 엄마들은 그저 안에서도 밖에서도 육아 중일뿐이다.
노키즈존이라니....아이들이 들어갈 수 없는 장소가 생겼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1) 아기와 함께 지하철을 탔다. 아이가 오줌이 마렵다고 한다. 다음 역에서 내리자고 하자, 갑자기 불안했는지 아이는 울기 시작한다.사람들이 쳐다본다. 쉿! 조용히 하라고 아이를 달래 보지만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다음 역에서 지하철 문이 열리자 서둘러 아이와 내린다.
나는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쳤을까.
2) 아이와 함께 카페를 갔다
아기 분유를 담은 우유병과 책 한 권을 들고 근처 카페로 간다. 하필 사람 많은 시간. 간신히 한 자리를 잡았다.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 덕분에 육아 스트레스가 조금은 덜어지는 듯하다.
아우.. 살겠다. 너도 좋니? 아가야? 엄마도 좋아.
아이가 운다. 이럴 줄 알고 분유를 준비해왔지 자연스럽게 아기는 젖병을 물고, 나는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또 운다. 이럴 줄 알고! 과자를 준비해왔지~~~ 과자를 물고 즐거운 너. 즐거운 나
드디어 아이가 잔다. 졸렸구나. 완전 땡큐!!! 베이비!!
눈치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굳이 사람 많은 시간에 돌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나와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야겠니?' 나... 맘충인가?
최근 집 근처 단골 곰탕집에 갔는데 항상 아이와 함께 가서 어른 곰국을 시키면 아기용 사골곰국을 주셨었다. 감사한 마음에 밥하기 싫은 날 아이와 함께 갔던 착한 맛집이었다.
어느 날 유아용 사골곰국이 사라졌다.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엄마 3명이 각자 아이 2명씩 데리고 와서, 곰탕 3개를 시키고는 아이 6명의 곰탕을 공짜로 달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 아이 먹일 거니까 조금만 주시면 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고 한다.
왜 가게에서 아이 6명에게 무료로 사골곰국을 줘야 하죠?
이 사람들 때문에 곰탕집 사장님의 아이들을 위한 착한 진심이 사라졌다. 안타깝다.
매너 없는 엄마들이 하는 행동은 엄마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 기본 상식이 없는 사람이다. 엄마이기 이전에도 그녀들은 그런 비슷한 행동을 해왔을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 가끔 식당이나 카페에서 테이블 위에 놓인 아이의 기저귀. 과자봉지. 배변 흔적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
엄마들이 밖에서도 편하게 육아를 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울음소리. 웃음소리. 아이들이기 때문에 공공 장소에서의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상황을 인지하기.
오늘도 아이와 함께 카페에 간다. 집을 떠나 집안일을 벗어나 멍하니 아이를 바라보면 어제 아이에게 미안했던 거 마음속에 스트레스도 내려놓고 여러 가지 고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도 해본다. 다시 육아할 수 있는 에너지 충전을 해본다.